"Nobody but you" 대체 불가능한 걸그룹 '원더걸스'
[이현지의 컬티즘<59>] 다른 걸그룹과 '다르다'는 것, 그 자체다
머니투데이 스타일M 이현지 칼럼니스트, | 2015.08.06 10:05 | 조회 7213
컬티즘(cultism). 문화(culture)+주의(ism)의 조어. 고급문화부터 B급문화까지 보고 듣고 맛보고 즐겨본 모든 것들에 대한 자의적 리뷰이자 사소한 의견.
/사진=JYP엔터테인먼트 |
사실 이렇게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노래들은 대부분 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이루어진 '후크송(Hook song)'이다. 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청자에게 흥겨움을 주는 음악으로 기억에 잘 남기 때문에 광고나 대중음악으로 많이 쓰인다. 국내 '후크송' 붐을 일으켰던 주인공이 바로 지난 3일 컴백한 그룹 '원더걸스'다.
지난 2001년 SBS를 통해 방송됐던 '박진영의 영재육성 프로젝트, 99%의 도전'를 통해 선발된 민선예를 중심으로 결성돼 2007년 데뷔한 원더걸스는 정규 1집 타이틀곡 '텔미'로 단번에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다른 그룹과 비교해서 탁월한 노래실력도, 뛰어난 춤 실력도, 그렇다고 예능에서 날고 기는 '끼'도 없었지만 쉬운 노래와 춤 동작으로 온 국민이 그들의 노래를 따라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옆집 소녀 같은 친근하고 선량한 이미지와 국내 어느 걸그룹과도 묶일 수 없는 그들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현아, 선미 탈퇴와 멤버교체를 겪으면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었던 이유다.
하지만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선예가 결혼으로 팀에서 빠지고, 소희 역시 연기자 전업을 선언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게다가 시간이 금인 걸그룹에게 3년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해체설이 끊이질 않았고, 다시 돌아오더라도 예전의 영광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밴드'로 돌아온다는 소문에 예전의 좋은 이미지까지 망쳐버리는 무모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사진=머니투데이 DB |
같은 날, 원더걸스보다 2년 늦게 데뷔하고, 똑같이 멤버 교체 등의 아픔을 겪었으며, 복고풍 노래로 전성기를 누렸던 그룹 티아라도 컴백 쇼케이스를 열었다. 타이틀 곡은 기존 스타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펑키한 댄스곡이다. 신나는 음악이지만 평범해서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사실 이번 앨범에서 어떤 점에 신경 썼냐는 말에 몸매관리와 안무를 들먹이는 티아라보다는, 전 멤버가 악기 연주에 매진하고 모든 수록곡에 작사·작곡·편곡으로 참여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힘들었다고 이야기하는 원더걸스를 더 응원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사진=머니투데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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