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패키지 여행의 기억…내가 자유여행족이 된 이유

Style M  |  2014.11.15 05:11  |  조회 1155
[마연희의 트렁크족⑪]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차이…나에게 맞는 여행방식 찾아야

트렁크족(族). 트렁크를 들고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부르는 신조어. 우르르 몰려다니는 여행이 아닌 '자기 주도적 여행'을 즐기는 자유여행자들의 여행. 자유여행의 모든 것, A to Z를 소개한다.


무심코 채널을 돌린 홈쇼핑 방송, 쇼호스트가 설명하는 여행상품에 시선이 멈춘다. 맛있는 음식과 다양한 놀거리가 모두 포함된 유럽 10일 일정이 대략 150만원 남짓. 매력적인 가격이다. 대략 항공권만으로도 그 가격이 나오는데 호텔과 투어, 식사까지 모두 포함이라니. '그냥 눈 딱 감고 다녀와?' 아주 잠깐 흔들리다가 화면 속 배경화면으로 눈 호강만 하고 이내 채널을 돌린다.

문득 15년 전 나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패키지여행이 떠올랐다. 신문 전면의 39만9000원 광고를 보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친구를 꾀어 떠났던 패키지 여행. 처음 타보는 비행기의 설렘과 잠깐이었지만 만끽했던 자유시간, 그 이외에는 별다른 기억이 없었던 여행.

올빼미형 인간인 나에게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일정은 너무나 힘들었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무작정 내려서 걷고 싶었던 곳을 그냥 지나쳐가야만 했던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만 했다. 평소에도 하루 3끼를 꼬박꼬박 먹는 성향이 아니라서 끼니 때면 시간 맞춰 나오는 식사가 부담 스러웠고 마지막 날 가이드가 데리고 간 보석가게에서는 나와는 상관없는 물건들을 보고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만 있다.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았지만 별다른 기억이 없었던 여행은 어쨌든 처음이자 마지막 패키지여행이 되었다.

아무튼 이 여행은 '나의 자유의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 뒤로 직접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자유여행족이 되었다. 어쩌면 나란 사람은 처음부터 패키지 여행이 맞지 않은 여행자였을지도 모른다.

그 뒤로 '이곳은 어떨까?' '이곳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살까?' 나의 궁금증이 만족될 때까지 같은 곳을 여러 번 가기도 하고 한 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르기도 했다. 현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처럼 시장을 돌아다니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는 철저히 '내 맘대로, 나의 여행'으로.

패키지 여행이 나쁘다 좋다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패키지 여행이 맞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여행에 대한 기대가 크고 자유의지가 충만한 사람이라면 자유여행을 권하고 싶다. 여행은 시간이든 돈이든 투자한 만큼 여행의 가치가 달라진다. 아는 만큼 보이고, 준비한 만큼 누릴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TV 프로그램 '꽃보다' 시리즈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이유는 그들이 좌충우돌 하면서 보내는 여행의 과정, 그리고 출연자들이 여행 중에 느끼는 감성을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과정을 즐기는 여행, 남들과 다른 추억을 만드는 여행이 자유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고 그 매력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여행을 향하고 있다.

지금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 어떤 여행이 맞는지 생각해보자. 사진이 아닌 기억이 아름다운 여행, 순간이 즐거운 여행 바로 자유여행이다.

2014년 11월7일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