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만원 '노페' 비싸다고?" 성회장 "우린 떳떳"

[인터뷰]성기학 영원무역·골드윈코리아 회장 "가격논란 떳떳"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2.03.12 05:48  |  조회 53894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노스페이스 '히말라얀' 재킷의 국내가격은 69만원으로 미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일본판매가는 130만원으로 국내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중국판매가는 국내보다 약 30% 높은 89만원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생산·판매하는 영원무역 및 골드윈코리아의 성기학 회장(65·사진)은 한국에서 파는 제품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 손사래를 치며 이같은 사례를 들었다. 히말라얀 재킷은 지난해말 인터넷을 달군 '노스페이스 계급도' 논란에서 '대장'으로 분류된 최고가 모델이다.

영원무역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9일 서울 중구 만리동 본사에서 기자를 만난 성 회장은 가격논란에 대해 서운한 감정과 함께 "언제나 떳떳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영원무역이 직접 만들어 국내외에서 팔기 때문에 국내 노스페이스 가격이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 노스페이스 가격은 미국과 비슷하다"며 "중국 일본에 비해 얼마나 싼지 비교해보라"고 자신있게 권했다.

영원무역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는 미국브랜드지만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의 의류업체 영원무역이 전세계 노스페이스 물량의 25∼30%를 생산한다.

'국민 교복'으로 불리는 '눕시' 모델에 대한 얘기도 했다. 성 회장은 "1997년 첫선을 보인 '눕시' 재킷의 경우 당시 22만원에 팔았는데 15년간 3만원 올렸다"이라며 "자재비 상승,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지나친 가격 책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더 잘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스페이스 히말라얀 재킷
↑노스페이스 히말라얀 재킷
그는 이어 "노스페이스는 의류 속재료부터 실까지 가장 좋은 자재만 쓰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절대로 비싸지 않다"며 "전세계 아웃도어 브랜드를 취급하는 'OK아웃도어닷컴'에 접속해보면 한눈에 가격비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윈코리아에 따르면 '눕시Ⅱ' 재킷의 경우 한국에서 25만원으로 미국과 같은 값에 시판하고 있다. 중국에선 34만원에 팔린단다. 그러나 노스페이스 아시판권을 가진 일본 골드윈은 이 재킷을 아예 일본시장에서 팔지 않는다.

영원무역의 지주회사 영원무역홀딩스는 골드윈과 합작해 만든 골드윈코리아를 통해 국내 라이선스 형태로 노스페이스제품을 판매한다. 영원무역홀딩스는 노스페이스의 안정적인 판권 확보를 위해 최근 일본 골드윈 지분을 14% 취득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아웃도어 '빅3' 브랜드 담합조사, 소비자시민모임·서울YMCA 등 시민단체의 기능·가격 문제제기 등에 대해 성 회장은 "특정 브랜드를 타깃으로 무차별 공격을 공격을 퍼붓는 것과 다름 없다"며 "표본에 문제가 있는 제품 실험, 서로 다른 제품가격 비교 등 잘못된 결과를 발표해 브랜드 이미지 등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기세에 눌려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도 바로잡지 못한다는 고사성어 '지록위마'를 실감할 정도로 아무리 해명해도 먹히지 않았다"며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제값만 받자는 경영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가격할인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성 회장은 "받아야 할 만큼만 가격으로 책정하고 대신 세일을 하지 않는 게 노스페이스의 원칙"이라며 "다른 브랜드처럼 가격을 높게 정한 뒤 폭탄세일을 할 수는 없지만 고객들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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