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하면 에스콰이어, 한때 잘 나갔었는데…

[CEO인터뷰] EFC 김락기 대표 "옛 명성 되찾을 겁니다"

이어서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  2012.06.14 06:28  |  조회 55787
EFC(구 에스콰이어) 김락기 대표 ⓒ사진 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EFC(구 에스콰이어) 김락기 대표 ⓒ사진 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40년 승승장구, 10년 지지부진' 51살 EFC(구 에스콰이아)의 반세기 그래프는 파란만장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EFC가 옛명성을 되찾는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있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달 EFC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락기(50) 대표의 말이다.

2010년 12월 ‘에스콰이아’ BG장으로 영입되면서 EFC와 처음 인연을 맺은 김 대표는 ‘폴로’, ‘아디다스’, ‘컨버스’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를 2000억 원대의 브랜드로 성장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코카콜라와 의류브랜드 미샤도 그의 손을 거쳤다. 1990년대 말 두산그룹 내 폴로랄프로렌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자연스럽게 의류브랜드와 인연을 맺은 게 벌써 15년 가까이 됐다. 잡화브랜드는 EFC가 처음이다.

에스콰이아는 지난해 3월 에스콰이아 패션 컴퍼니(ESQUIRE FASHION COMPANY)의 줄임말인 'EFC'로 간판을 바꿨다. 조직도 브랜드 단위로 재구성했다. 50년만의 대대적인 개혁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서 토털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 중심에는 김락기 대표가 있었다.

김 대표는 "변화를 넘어 패러다임에 맞춰 빠르게 실천해야 생존 할 수 있는 시대"라며 "매장·상품·사람·디자인 등 모든 조직 시스템을 고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패션회사의 꽃'인 디자인부문 아웃소싱이다. 패션회사가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브랜드 핵심역량인 디자인을 외부에 내준다는 비난도 많았다.

김 대표는 "오래된 브랜드라는 ‘에스콰이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야만 성공할 수 있다"며 "디자인은 핵심역량 중 핵심인데 그것이 잘못돼 가고 있으면 바로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로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될 땐 빨리 놓고 새로운 것을 가져오고 그동안 시간을 벌어 체력을 보강하는 게 맞다"며 "내년부터는 디자인을 다시 내부로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에 대한 응답은 매출에서 나왔다. 지난해 2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EFC의 올해 매출목표는 2300억원이다. 영업익익률은 5~6%로 지난해보다 3%p 높이 잡고 있다. 이번 상반기에만 목표대비 90% 달성했다. 패션 전반이 불황인 걸 감안하면 순항이자 선전이다.

유통채널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성장세인 할인점과 대리점 유통을 강화하고 부진한 매장은 과감히 접었다. 김 대표는 "조만간 330m²(100평)규모의 성수지점을 포함해 매장을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바꿔 변화된 브랜드 DNA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내주에는 여주375아울렛에 660m²(200평)규모 단독관을 연다"고 밝혔다.

신규 브랜드도 나온다. 김 대표는 "잡화를 중심으로 국내외 브랜드 M&A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잡화시장에서 EFC의 포지셔닝을 확실히 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잡화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2000~3000억 원대 잡화 브랜드가 충분히 나올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말과 행동이 빠른 '열정적인 CEO'로 통한다. 인터뷰 내내 '스피드'와 '현장'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스탠딩 결제'를 도입했다. 사장이 직접 돌아다니며 결재하고 수시로 업무과정을 점검해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고 업무 스피드를 높이자는 취지다.

주말이면 매장으로 직행한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고객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이 최대 과제인데 '매장은 곧 고객"이라며 "현장을 모르면 결코 디자인과 영업, 마케팅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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