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한국P&G 사장 "한국시장 성장잠재력 커"

P&G 한국 진출 23년만에 첫 여성 CEO…"도전 두려워 말아야" 취임 소감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2.09.18 16:00  |  조회 10191
이수경 한국P&G 사장 "한국시장 성장잠재력 커"
"커리어(경력)는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에요. 실패가 무섭다고 피하기만하면 남는 게 없잖아요. 기회가 올때마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것이 제제의 '드림 롤'(희망 직책)을 달성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수경(사진·46) 한국P&G 신임사장이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취임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94년 한국P&G에 사원으로 입사해 18년만에 사장직에 오른 이 사장은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글로벌 P&G가 1989년 한국에 진출한 지 23년여만에 배출한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이 사장은 입사 이후 생리대 브랜드 '위스퍼'를 비롯해 샴푸 브랜드 '팬틴', 화장품 브랜드 'SK-Ⅱ' 등 매출을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2년 여성 최초 한국P&G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발탁된 바 있다. 2008년에는 P&G 아시아 총괄 마케팅 디렉터로 임명돼 일본, 호주, 인도 등 아시아 전역의 헤어케어 사업을 이끌었다.

한국 시장을 글로벌 P&G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밝혔다. 이 사장은 "한국P&G는 4년 연속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P&G의 아시아 매출 순위는 7위에 불과하다"며 "국민총생산(GDP)이나 스킨케어 시장 규모, 인터넷 통신기술 등 여건을 종합해볼 때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미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은 한국P&G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기존 온라인 유통망 뿐 아니라 P&G만의 독자적인 판매망 구축, 소셜커머스 연계 판매 등도 검토하고 있다"며 "글로벌 P&G의 e-커머스 전략도 한국 트렌드를 적용해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P&G가 매년 1차례 미국 뉴욕에서 진행하던 트렌드 워크숍을 올해부터 뉴욕과 서울 2곳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P&G가 보유한 300여개 브랜드 가운데 한국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들여오는 것도 이 사장의 몫이다. 한국P&G는 국내에서 SK-Ⅱ, 위스퍼, 팬틴 등 뿐 아니라 오랄비, 질레트, 페브리즈 등 14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SK-II'의 남성 라인을 전세계 최초로 한국시장에서 출시해 3일만에 한달치 물량을 모두 팔아치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최근에는 섬유유연제 브랜드 '다우니'를 들여와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렸다.

한국형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이 사장이 손가락 안에 꼽는 주요 도전 과제다. 이 사장은 "글로벌 P&G가 한국의 인재들에게 믿고 사업을 맡길 수 있도록 빠른 판단력과 도전정신을 지닌 후배들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우리 후배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입화장품 브랜드 매출 부진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국산 브랜드인지, 수입 브랜드인지를 따져보고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화장품 기업들이 급변하는소비 패턴에 맞는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한다면 화장품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이 사장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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