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파는 이 남자, 쓰레기 위에 나무 심는 이유는

[피플]서부석 쌤소나이트 코리아 대표

송지유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  2013.02.08 05:45  |  조회 71267
ⓒ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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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객들에게 가방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데 당연히 환원하는 작업을 해야죠. 한국지사 규모가 작아서 큰 금액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시적인 일회성 행사보다 사회적으로 의미있고 파급효과가 큰 작업들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서부석(44·사진) 쌤소나이트 코리아(이하 쌤소나이트) 대표이사는 매달 마지막 토요일마다 직원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을 찾는다. 나무를 심기 위해서다. 서 대표는 유엔이 '세계 산림의 해'로 지정했던 지난 2011년 6월부터 노을공원 나무심기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노을공원에 심은 나무는 600여그루. 한번 갈때마다 40∼50그루씩 심으니 어느새 꽤 많은 양의 나무가 모였다.

노을공원은 1992년까지 서울시민들이 버리는 생활쓰레기를 산처럼 쌓아놨던 '난지도' 위에 흙을 덮어 인공적으로 만든 생태공원이다. 쓰레기 매립이 중단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땅을 파면 아직도 쓰레기가 나온다. 공들여 나무를 심어도 일부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 대표는 "나무를 심으려고 땅을 파면 콘크리트, 철재 등 건축 폐기물과 쓰레기 봉지 등 생활쓰레기가 썩지 않그 그대로 있다"며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더 많은 기업과 시민이 동참한다면 노을공원이 수풀 우거진 식물원으로 바뀌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쌤소나이트의 노을공원 나무심기는 이미 큰 변화를 가져왔다. 노을공원 시민모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생태학 연구실 등이 생태복원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 나무심기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10∼11월 쌤소나이트 나무심기 행사에는 직원 뿐 아니라 일반인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서 대표는 아프리카 수단 톤즈마을에 망고나무를 심고, 교육문화센터인 '희망고 빌리지'를 건설하는 일도 후원하고 있다. 매 시즌마다 유명 디자이너, 화가 등과 콜라보레이션(협업)한 쌤소나이트 레드 '망고나무' 라인을 내놓고 제품이 팔릴 때마다 수익금의 일부를 희망고에 기부한다.

월드비전을 통해 자연재해, 기아, 가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내외 어린이 70∼80여명도 후원하고 있다. 서 대표를 비롯해 쌤소나이트 직원 50여명이 모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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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만이 아니다. 서 대표는 눈부신 매출 성장을 이뤄낸 CEO로 평가받고 있다. 샤넬, 발리,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에서 쌓은 다양한 마케팅 경험이 쌤소나이트에서 빛을 발했다.

실제로 서 대표가 첫 취임한 지난 2005년 매출 300억원에 불과했던 쌤소나이트는 6년만에 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성장했다. 10위권이던 쌤소나이트 전 세계 지사 매출 순위도 3위로 올라섰다.

서 대표는 "백화점에서 판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니 선택의 폭이 넓어 졌다"며 "대형마트와 홈쇼핑으로 눈을 돌리니 판매 제품이 다양해지고 매출도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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