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구두명가 회장, "수제화는 본드 냄새가 없다"

클레토 사그리판티 伊 신발협회장 "냄새 먼저 맡아봐야, 스티치한 신발은 본드향 안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4.02.11 17:00  |  조회 8132
ⓒ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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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신발은 가죽 냄새부터 다릅니다."

클레토 사그리판티 이탈리아 신발협회 회장 겸 이탈리안홀딩모다 대표이사(사진)는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좋은 신발을 고르는 첫번째 기준은 냄새"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린 슈즈트렌드 세미나 참석 차 방한한 사그리판티 회장은 "유럽은 신발에 사용하는 본드 등 화학제품에 대한 허용기준이 한국보다 엄격하다"며 "수제화가 비싼 이유는 본드를 붙이는 대신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발을 살 때는 디자인이나 바느질보다 소재와 냄새부터 맡아봐야 한다"며 "좋은 신발은 발이 편한 만큼 인체에 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그리판티 회장은 이탈리아의 구두명가 중 하나인 마나스의 대주주다. 조부인 쥬세때 사그리판티가 1956년 이탈리아 마체라타 몬테코사로에 회사를 세운 이래 60여년간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사그리판티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마나스를 직접 경영해 오다 지난해 말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본인은 새로운 회사인 이탈리안홀딩모다를 세웠다. 마나스는 지난 2009년부터 백화점과 홈쇼핑을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했고, 사그리판티 회장은 현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사그리판티 회장은 "세계적으로 한 브랜드의 특정 제품 보다는 멀티 브랜드숍이 각광받고 있다"며 "구두와 가방 등에 특화된 개성 있는 중소 브랜드를 20여개 정도 인수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사그리판티 회장은 이탈리안홀딩모다를 통해 현재 구두 브랜드 3개를 인수했다. 이중 '알베르토 페르마니'는 올 여름 신상품부터 국내 백화점 편집숍을 통해 판매한다.

사그리판티 회장은 "한국은 멋쟁이도 많고, 무엇보다 멋쟁이가 늘어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이탈리아 남성들이 20여년간 발전해 온 걸 한국 남자들은 3~4년만에 따라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할 예정"이라며 "기성화와는 다른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매력으로 직장인 남녀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경제발전부는 한국과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10일과 11일 양일간 롯데호텔에서 '이탈리아 위드 스타일&슈즈 트렌드 세미나' 행사를 진행했다. 이탈리아 7개 분야별 협회를 비롯해 신발, 가방, 잡화 등 100여개 이상의 브랜드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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