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재고를 현금화하라"…내친 김에 아울렛까지

'복합 아울렛', '팩토리 아울렛' 등 잇단 확장…현금화 쉽고 비용 절감까지 가능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4.12.19 06:10  |  조회 10346
이랜드 뉴코아아울렛 부천점
이랜드 뉴코아아울렛 부천점
패션업계가 자체적으로 아울렛 유통망을 적극 확보하고 나섰다. 경기 불황에 재고를 현금화하는 것이 패션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때문이다. 기존 아울렛 유통망 사업자 대신 자체 유통채널을 확보해 판매 수수료를 절감하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의 관계사 'LF네트웍스'는 내년 1월 전남 광양에 패션아울렛을 건설한다. 현재 부지매입이 80% 정도 완료된 상태로 부지면적만 9만3088㎡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연면적 5만1569㎡에 달한다. 입점 의류 점포는 250여개로 영화관과 예식장 같은 복합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LF네트웍스는 LF의 주요주주이자 구본걸 LF회장의 친인척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F가 사실상 자체적으로 아울렛 유통망을 갖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도 아울렛 유통망 확대를 골자로 하는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뉴코아아울렛과 2001아울렛 등이 연매출 4조원을 올리며 국내 아울렛 시장의 절대 강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아울렛 유통망은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패션그룹 형지도 지난 달 계열사 형지리테일의 '패션라운지'를 통해 아울렛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서수원 직영점과 용인직영점, 천안원랜드점, 곤지암점, 양산직영점 등 5개 매장을 가동하고 있고, 내년 말까지는 매장을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복합 아울렛 매장이 없는 패션기업들은 다양한 자체 브랜드를 한데 모아놓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일명 '팩토리 아울렛'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전국적으로 160여개의 팩토리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빈폴과 갤럭시, 로가디스 등 브랜드 의류를 30~50% 할인 판매한다.

패션업계가 이처럼 아울렛 유통망 자립에 나서는 까닭은 '재고소진'이 1차 목표다. 이랜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재고 관리 비용을 줄이는 한편 재고물량을 빠르게 현금화하는 것이 사업의 관건이 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자체 아울렛 유통망을 확보하면 입점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체가 직접 아울렛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재고물량을 패션 브랜드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월상품을 할인해주는 자체 아울렛 유통망이 늘어나면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물량을 아울렛 채널을 통해 꾸준히 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경기에 따라 생산물량을 신속히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LF 관계자는 "패션업계 전반이 소비자와 가장 빠르게 접촉할 수 있는 가두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가두점과 아울렛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며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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