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의 최고봉이라는 '셀비지 진', 왜 비싼 건가요?

[스타일지식인<46>] 구식 방직기로 만든 튼튼한 짜임의 원단…스티치 디테일 '매력'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3.20 10:21  |  조회 2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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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님
/사진=유니클로
/사진=유니클로
아이템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입니다. 데님 팬츠의 최고봉이 '셀비지 진'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단순히 '구제 청바지'인 줄 알았는데 아예 원단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가격도 다른 데님 팬츠보다 비싸고요.

A.> 셀비지(selvedge) 진은 샐비지 처리가 된 원단으로 만든 청바지를 말합니다. 이 원단은 구식 베틀로 직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다른 데님 원단보다 다소 뻣뻣하고 투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셀비지의 어원은 'self-edge'입니다. 원단의 올이 풀리지 않도록 식서(올이 풀리지 않도록 짠 천의 가장자리)에 붉은 색(혹은 녹색) 스티치 처리를 하거나 그런 모양을 낸 원단이 흔히 말하는 셀비지 원단이죠. 셀비지 진은 이 식서 부분은 솔기(원단끼리 봉합했을 때 생기는 선)로 사용해서 만든 청바지입니다. 그래서 밑단을 접어 올렸을 때 솔기 부분의 스티치 모양이 드러나 스타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셀비지는 1900년대 초중반의 가장 대표적인 데님 트렌드였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디자인이 없었으니 롤업했을 때 보이는 셀비지 디테일이 최고의 멋으로 여겨졌죠. 그러다 1950년대 이후 대량 생산이 보편화되면서 직조 공정이 다소 까다로운 셀비지 원단에 대한 수요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데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셀비지 직조기의 모습도 점차 사라지게 됐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이후 이 직조기들이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설이 있습니다. '리얼 셀비지'로 통하는 제품들이 미국과 일본에서 생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다른 청바지 브랜드들도 이곳에서 제조하는 원단을 사용해 셀비지진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stan abene, Robert Sheie in Flickr
/사진=stan abene, Robert Sheie in Flickr
앞서 말했듯이 셀비지 원단은 직조 공정이 다소 까다롭습니다. 일반 데님 원단을 생산하는 직조기의 폭은 약 60인치 가량인데 비해 셀비지 원단 직조기는 29~30인치로 소폭입니다.

폭이 좁은 만큼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원단도 많습니다. 일반 데님은 1야드 남짓되는 원단으로 한 벌을 만드는 데 비해 셀비지 원단은 3야드 정도의 원단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데님 진보다 가격이 3~4배 가량 비싼 거죠. 하지만 다른 데님 원단에 비해 튼튼하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디테일이 있기에 그만큼 데님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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