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가 인정한 20대 디자이너, "엘리트인듯 엘리트 아닌?"

[피플]제일모직 '비이커'와 콜라보레이션 진행하는 계한희 디자이너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4.09 06:00  |  조회 6519
계한희 디자이너/사진=임성균 기자
계한희 디자이너/사진=임성균 기자
"저 스스로 엘리트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신진디자이너일 뿐입니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가 선정한 '영패션 디자이너 30인' 중 유일한 한국 출신 디자이너. 팝스타 리한나가 즐겨 입는 브랜드의 오너 디자이너. 짙은 스모키 화장. 그리고 '이제 겨우' 20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자의식 과잉'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겸손하다. 7일 서울 청담동 편집매장 '비이커'에서 패션 디자이너 계한희씨를 만났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가 거쳐 온 길을 보면 계 씨는 소위 '엘리트 디자이너'가 분명하다. 세계 3대 패션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 학부와 대학원을 최연소로 입학했다. 졸업생 일부에게만 허락되는 패션쇼 행사에서 단번에 일본 유명 편집매장 '캔디'와 구매계약을 맺으며 자신의 브랜드 '카이'(KYE)를 론칭했다. 최고 과정을 최단 기간에 달려온 셈.

겸손이 과장되면 오히려 오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엘리트가 아니다"는 설명은 그의 입장에서 '겸손'이 아닌 '사실'이다. 최연소로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 입학한 뒤 생활은 좌절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이미 유명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고 들어온 입학생이 넘쳐났다. "나이만 어리다 뿐이지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연륜과 경험이 부족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담담히 말하는 어조에서 진솔함이 묻어난다.

그가 평소 디자인 영감을 얻는 창구도 의외로 평범하다. 매일 접하는 뉴스나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의 '뮤즈'다. 거창한 미술 작품이나 영화 등에서 접하는 이미지는 이미 '재해석된 것' 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시대 사람들의 '날것 그대로' 감성이 디자인에 반영되다보니 그의 컬렉션에는 세대에 전하는 메시지가 자주 담긴다. 최근 마무리된 서울 패션위크에서 계한희 쇼의 주제는 '잭팟'이었다. 슬롯머신, 트럼프, 골드러시 등 이미지를 통해 사회 초년생들의 '한탕주의'를 표현했다고 한다.

계 디자이너의 최근 관심사는 제일모직 편집매장 '비이커'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이다. 제일모직의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비이커 청담점에 팝업스토어를 내고 트렌치코트와 미니백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계 디자이너는 "쇼를 위한 옷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친구들이 입는 옷을 만드는 이번 작업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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