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일본여행에 추천하는 '히로시마'

일본삼경 이쓰쿠시마신사+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현지에선 여성·커플 인기 높아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5.11.05 14:10  |  조회 15528
일본삼경 미야지마 이쓰쿠시마신사. 바다 위에 세워진 대형 도리이는 이곳의 상징이자 인기 사진 촬영지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일본삼경 미야지마 이쓰쿠시마신사. 바다 위에 세워진 대형 도리이는 이곳의 상징이자 인기 사진 촬영지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주말여행이 대중화되면서 일본은 더 이상 평생에 한 번 가는 곳이 아니다. 유효한 여권만 있다면, 비행 1시간대 거리의 제주도나 부산처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

앞서 일본여행을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면 다음 여행지를 물색할 때 국내와 비교해보면 선택이 쉬워진다. 서울을 포함해 제주, 경주, 안동, 부산 등은 국내여행으로도 인기가 높고,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필수로 찾는 여행지다. 이외에 통영, 남해, 전주 등은 여성들과 커플들이 많이 찾는 감성여행지로 꼽힌다.

◇일본의 통영·전주 같은 감성여행지
일본 서부에 위치한 히로시마현은 국내로 치면 전남과 경남 같은 지역이다. 대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졌다. 이와 동시에 굴·장어 등 지역 특산물을 신선하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히로시마를 대표하는 여행 콘텐츠는 '이쓰쿠시마신사'와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다. 한국 여행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 콘텐츠다.

해변에 신사를 세워, 밀물 때가 되면 바다 위에 떠 있는듯이 보인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해변에 신사를 세워, 밀물 때가 되면 바다 위에 떠 있는듯이 보인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이쓰쿠시마신사는 1643년 유학자 하야시 리잔이 처음 제창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삼경 중 하나다. 일본삼경으로는 △히로시마 이쓰쿠시마신사 △교토 아마노하시다테 △미야기 마쓰시마섬을 꼽는데, 멋진 경관을 가졌기도 하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처럼 경탄을 자아내는 기묘함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쓰쿠시마신사의 경우 북부 해변에서 호처럼 움푹 들어간 곳에 세워져 있다. 이 때문에 바다 밀물·썰물에 따라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기도 하고 땅바닥을 드러내기도 한다. 가장 멋진 순간은 신사가 물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밀물 때다. 날씨가 좋은 날은 푸른 바다와 붉은색 신사 기둥이 대조를 이뤄 더욱 예쁘다. 밀물썰물시간은 JR미야지마구치역에 안내 돼 있다.

가장 신기한 것은 신사 앞에 세워져 있는 16m 높이, 60톤 총량의 붉은색 대형 도리이다. 6개의 기둥이 엮여 있는 구조인데, 건축물을 고정시키기 위해 땅속에 박지 않고 지면 위에 그대로 얹어 놓았다. 500년 수령의 수목을 기둥으로 사용했고 가장 두꺼운 곳의 둘레가 10m다. 밀물 때 바다에 잠기는 아랫부분은 사람 키 높이인 1.6m 전후다.

물이 완전히 빠졌을 때는 도리이 앞까지 걸어갈 수 있다. 밀물썰물 시간은 6시간 단위로 바뀌는데, 낮에는 아침 이른 시간에 해당한다. 걸어갈 수 있는 것 자체는 재미있지만 물이 빠졌을 때는 신사의 풍광이 덜 멋지다. 이쓰쿠시마신사다운 본래의 매력을 즐기기에는 정오를 기준으로 낮시간대의 관람을 추천한다.

신사 안에서 도리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이쓰쿠시마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신사 안에서 도리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 이쓰쿠시마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한국은 남도별미, 일본은 '서부별미'
히로시마는 별미 기행으로도 유명하다. 일본 굴의 절반 가량이 이 일대에서 생산된다. 이쓰쿠시마신사를 비롯해 일본 남해 지역은 한국과 한려해상수도처럼 섬들이 많아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이쓰쿠시마신사 앞 오모테산도상점가에서는 굴 구이가 인기다. 히로시마역을 대표하는 도시락 '에키벤'은 굴을 주요 재료로 하고 있다. 땅과 바다가 만나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장어 또한 이 지역 특산물이다. 특히 미야지마 여행을 온 이들에게 판매하던 장어구이 도시락이 유명하다.

먹거리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다. 오사카와 더불어 일본 오코노미야키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오사카풍은 우리 해물전처럼 재료와 밀가루를 섞어서 굽는 방식인데 반해, 히로시마풍은 밀가루 반죽만을 따로 구워서 그 사이에 재료를 끼워 완성한다. 오사카풍에서 추가 토핑으로 선택하는 소바 또는 우동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는 얇은 전병을 부치고 그 사이에 소바와 각종 재료를 끼워 굽는 방식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는 얇은 전병을 부치고 그 사이에 소바와 각종 재료를 끼워 굽는 방식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히로시마에는 역 주변과 시내 중심 곳곳에 500곳이 넘는 오코노미야키 가게가 성업하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집을 꼽자면 '핫쇼'와 '밋쨩 총본부'다. 핫쇼는 철판 주위의 바 자리에서 점원들과 단골손님들이 어울리는 분위기가 볼거리다. 맛도 투박한 편이고 재료도 기본에 충실한 편이다. 밋쨩은 일본 제과회사 칼비(calbee)와도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 맛을 콜라보레이션 한 곳으로 유명하며, 도회적이고 대중적인 입맛에 부합한다. 아이를 동반에 가족여행을 갔다면 밋쨩을 추천한다.

히로시마를 얘기할 때 아무래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난 1945년 세계 최초로 투하된 원자폭탄이다. 많은 이들에게 이것이 히로시마에 대해 아는 유일한 정보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원폭돔은 시내 중심에 위치하며, 히로시마여행의 필수코스다. 70여년의 세월동안 복원을 거쳐 이제는 세월의 자연스러움이 다시 묻어나게 된 히로시마성과 일본식 정원 슈케이엔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히로시마는 굴이 특산물이며, 이쓰쿠시마섬 상점가에서는 굴 구이가 특히 별미다. 1개에 300엔, 2개 400엔/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히로시마는 굴이 특산물이며, 이쓰쿠시마섬 상점가에서는 굴 구이가 특히 별미다. 1개에 300엔, 2개 400엔/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팁=히로시마는 방문하기 쉽다. 아시아나항공이 인천-히로시마 직항을 월·화·목·토·일요일 주5회 운항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스케줄도 한결 편리해졌다. 과거 주 이용객인 일본인이 한국으로 여행 오기 편리하도록 운항했던 것을, 앞으로 한국여행객도 이용하기 좋도록 조정한 것. 인천 출발이 저녁 6시30분→아침9시10분으로, 히로시마 출발이 아침 9시10분→오전11시10분으로 각각 바뀌었다.

☞관련 링크=일본정부관광국 제이루트 웹사이트와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일본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번째 일본여행에 추천하는 '히로시마'

미야지마구치역과 이쓰쿠시마를 오가는 페리. 편도 약 10분 정도 걸리며 2개 선사가 번갈아며 운항해 사실상 5분마다 배가 한대씩 있다. 배멀미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도가 사실상 없고, 직선도로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승차감 수준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미야지마구치역과 이쓰쿠시마를 오가는 페리. 편도 약 10분 정도 걸리며 2개 선사가 번갈아며 운항해 사실상 5분마다 배가 한대씩 있다. 배멀미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도가 사실상 없고, 직선도로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승차감 수준이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커플 여행객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서 물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있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커플 여행객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서 물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있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주걱모양 도시락통에 담은 굴 재료 도시락, 히로시마 기차역에서 파는 인기 '에키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주걱모양 도시락통에 담은 굴 재료 도시락, 히로시마 기차역에서 파는 인기 '에키벤'/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히로시마는 야구도시로도 유명하다. 시민구단인 도요카프 캐릭터로 도색한 전철 /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히로시마는 야구도시로도 유명하다. 시민구단인 도요카프 캐릭터로 도색한 전철 /일본 히로시마·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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