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같은 모텔? 모텔같은 호텔?

모텔 명칭 호텔로 변경하는 사례 급증…2030 선호도 증가, 가족 동반 여행객 증가 영향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5.12.12 09:16  |  조회 73334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서울 지하철 신촌역 3·4번 출구 앞 일대는 모텔이 밀집돼 있어 일명 '신촌모텔촌'이라고도 불린다. 요즘 이곳을 방문해보면 모텔 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숙박업소는 여전히 많지만 대부분 호텔로 간판을 바꿔 달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지도 서비스를 검색해보면 이 지역 32개 숙박업소 가운데 24곳이 호텔이다. 반면에 모텔 간판은 8곳에 불과하다.

인기 관광지 해운대 일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 지하철 해운대역 5·7번 출구 앞 일대도 모텔이 밀집돼 있어 '해운대모텔촌'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이곳에서 모텔 간판을 찾기란 신촌보다 어렵다. 29개 숙박업소 가운데 4곳만이 모텔이고 나머지 25곳은 호텔 또는 게스트하우스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처럼 최근 '모텔'을 '호텔'로 개명하는 숙박업소가 급증하고 있다. 신촌, 해운대처럼 젊은 세대 또는 여행객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데다 주 고객층인 20-30대가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호텔같은 모텔? 모텔같은 호텔?
현행법상으로 이 같은 개명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숙박업으로 등록된 경우 업소명 선택은 자유다. 전문가들은 "모텔은 자동차(motor)와 호텔(hotel)이 결합된 말로, 미국에서 자동차 여행 중에 시간제(대실)로 원하는 때에 저렴하게 쉴 수 있는 숙박 서비스 형태"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모텔'이 대실 영업을 하기에 가장 유리한 이름이었다면 최근에는 '호텔'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강해져 자연스럽게 개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는 대실보다는 숙박을 원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에 호텔로의 명칭 변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아예 관광진흥법상 '관광호텔'로 변경하는 곳도 있다. 해운대 모텔촌 일대에서도 호텔포레, 제이비디자인호텔, 인더스트리호텔 등 3곳은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관광호텔 등급을 받았다. 호텔 입구에 관광호텔을 표시하는 무궁화 간판이 부착돼 있다.

김배선 해운대구청 환경위생팀 주무관은 "호텔을 찾는 고객이 늘어 해운대구 전체에서 일반숙박업 가운데 업소명이 호텔인 곳이 8개 곳에서 41곳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박재혁 호텔포레 총지배인은 "2년 전에 모텔을 리모델링 해 최상층에 뷔페레스토랑을 만들고, 1층 로비와 프론트 데스크를 설치했다"며 "부산은 국제회의와 이벤트, 해외관광객 증가로 관광호텔 운영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 동반 가족여행객이 많아졌고, 여행문화가 바뀌어 국내 영업에도 모텔보다는 (관광)호텔이 강점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관광호텔은 관광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제공을 전제로 등급을 심사한다. 예를 들어 5성급 호텔에는 숙박과 식사 외에도, 내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영장, 사우나 등 오락·휴식 공간과 외국어 가능 직원, 환전 등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이보다 등급이 낮은 3성급 호텔이라면 부대시설은 없고 아침 식사는 기대할 수 있다.

박혜진 문화체육관광부 산업과 사무관은 "기존 모텔 시설을 관광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관광호텔로 전환하기 위해 관광진흥기금을 제공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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