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도 뛰어든 '아동용 백팩' 전쟁…왜?

노스페이스, K2, 블랙야크, 밀레 등 아웃도어 업체 기능성 무장한 신제품 출시해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6.01.09 04:35  |  조회 8885
/사진제공=노스페이스
/사진제공=노스페이스

패션업계에 '아동용 백팩' 전쟁이 뜨겁다. 기존 가방 브랜드 뿐만 아니라 스포츠, 아웃도어 업체까지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을 내놓고 판촉전에 나섰다. 아동용품 고급화 경향, 불황기 잡화류 시장 성장에 눈을 돌렸기 때문인데,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용 백팩 시장은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여행가방 브랜드 쌤소나이트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아동용 백팩 브랜드 '쌔미즈 바이 쌤소나이트(Sammies by Samsonite)'를 론칭했다. 쌤소나이트는 성인 백팩 사업 노하우를 살려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아동용 제품인 '매티(Matti)'와 '프레디 주니어(Preddy Jr.)'를 출시했다.

쌤소나이트 관계자는 "'프레디 주니어'는 기존 성인 백팩 제품인 '프레디'의 주니어 버전으로 아빠와 아들의 패밀리룩을 공략했고, '매티'는 미국 명문 사립학교 컨셉으로 제작됐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시장 포화 상태에 몰린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밀레 등도 지난해부터 아동용 백팩을 내놓고 판촉전에 돌입했다.

노스페이스는 키즈 백팩 4종을 출시했다. 어두운 밤에도 빛을 반사하는 '안전 반사 라벨'을 어깨 끈과 가방 전면에 부착했고 긴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범 호루라기'를 붙이는 등 안전성에 차별점을 뒀다.

'K2'는 자체 개발 통풍 기술인 '브리드360 (Breathe 360)'을 등판에 적용한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고 블랙야크도 성장기 아이들에 걸맞게 하중을 최소화하고, 허리와 척추에도 부담을 줄이는 등 기술을 강조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아동용 백팩 시장 성장은 초등학생 수가 2014년 272만명으로 2010년 대비 20%가량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녀 수가 줄었지만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더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으로 소비금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아웃도어 업체들이 내놓은 가방은 10만 원 초반~20만 원대로 낮지 않은 가격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자녀 가정이 증가하는 만큼 자녀에게 더 좋은 제품을 사주려는 경향도 강하다"며 "아동용 백팩은 저가 마트 상품과 경쟁해 온 시장이었는데 아웃도어 업계 가세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아웃도어, 속옷, 여성복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잡화류 성장세가 가파른 것도 아동용 가방 시장 성장 이유로 꼽힌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패션시장 전체 성장률은 4.4%를 기록했다. 캐주얼, 남성복 성장률이 이에 못미쳤지만 잡화류는 10.7%, 유아동복은 7.5% 성장했다.

조인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불황이라고 소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저성장 국면에서 소비유형이 변하는데 적은 비용으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패션잡화 시장이 약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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