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사회의 움직임과 연결돼야 한다" - 장 폴 고티에

[스타일 톡<29>] 사회가 정의한 여성성과 남성성의 재해석…쿠튀르계의 악동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6.02.06 08:18  |  조회 19434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장 폴 고티에
/사진=장 폴 고티에
"Designers are to be in connection with what's happening with the movement of society." - Jean Paul Gaultier(1952~)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으로 늘 세상의 주목을 받아왔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 패션의 나라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디자이너가 되기위한 정식 교육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현장에서 익힌 실용적인 기술과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발상으로 지금의 세계적인 위치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려서부터 스케치하는 것을 즐기던 장 폴 고티에는 자신의 그림을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에게 보냈다. 피에르 가르뎅은 고티에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의 조수로 기용했다. 그렇게 장 폴 고티에는 18세에 패션계에 입문했다. 이후 다양한 쿠튀르 하우스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그는 1976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컬렉션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섰다.

장 폴 고티에의 패션 세계를 이야기할 때 마돈나를 빼놓을 수 없다. 마돈나의 상징과도 같은 원추형 브라가 더해진 코르셋 형태의 무대 의상이 바로 장 폴 고티에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근육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의 마돈나가 여성성을 극대화한 이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던 1990년, 온 세상이 그녀를 주목했다. 여성은 나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강인한 여성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의상이었다. 1980년대부터 대두된 '여권 신장'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남성용 스커트 등의 파격적인 의상을 선보인 그는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없는 앤드로지너스룩(androgynous look)으로 주목을 받았다. 앤드로지너스룩을 이렇듯 장 폴 고티에는 사회가 정의한 성 정체성에 새로운 개념과 해석을 입힌 파격적인 의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고급스러운 쿠튀르 의상의 소재는 최고급이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식도 장 폴 고티에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깡통, 비닐, 라텍스, 주방 기구 등 소위 하이패션(High Fashion)과 동떨어져보이는 재료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깡 마른 모델들만 런웨이에 오를 수 있다는 편견을 깬 최초의 디자이너도 그였다. 통통한 몸매의 여성, 백발 노인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을 무대에 올려 이목을 끌기도 했다.

"디자이너는 사회의 움직임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의상에는 언제나 패션 이상의 것이 담겨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 속에서 터부시되는 것을 한번 더 꼬집을 줄 아는 용기.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 디자이너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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