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에 맞춰 '중심'을 잡아라"…피부에 와 닿는 고전의 해석

[따끈따끈 새책] '중용의 연장통'…자신을 지키게 하는 고전의 가르침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6.02.27 07:06  |  조회 4421
"'때'에 맞춰 '중심'을 잡아라"…피부에 와 닿는 고전의 해석
‘자사’라는 이름의 외로운 사람이 살았다. 나이 세 살 때 부친을 여의고 모친은 재혼을 하면서 떠났다. 자신을 길러주던 조부마저 죽었다. 그가 살던 시절 세상은 제후들이 ‘왕’을 자처하며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전쟁의 불안이 늘 감돌았다. 그는 자신의 편이 되어줄 이 하나 없던 외로운 시기 혼란과 공포에 맞서 한 권의 책을 지었다. 그 책이 유교의 4대 경전 가운데 하나인 ‘중용’이다.

‘중용의 연장통’은 공자의 손자로 알려진 자사의 가르침을 따라 삶의 지혜를 풀어낸다. 인생이 극적인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나 희로애락의 감정에 지나치게 휘둘릴 때마다 정신과 몸의 온전한 주인이 되도록 하는 길을 설명한다. 피부에 와 닿는 '고전의 해석'인 셈이다.

국내 대기업에서 조직 설계와 리더 육성 업무를 맡고 있는 저자, 신의철은 ‘중용’과 관련 있는 이야기들을 예시로 덧붙여 사람 간의 ‘관계’,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뤄져 만들어지는 ‘삶’, 삶을 지탱하는 ‘일’을 두루 논한다.

저자는 ‘중용’ 안에는 고정관념을 깨는 가르침이 많다고 봤다. 일례로 회사 간부와 상담 자리나 회식에서 흔히 듣는 말 가운데 하나인 ‘기탄없이 말해 보라’의 문제를 짚는다. '기탄없이'의 '기탄' 의미를 잘못 사용했을 뿐 아니라, 균형 잡힌 처신과도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중용'은 본래, '때와 장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이란 뜻인 '기탄'을 비판한다. 여기에 더해 내키는 대로 행동하기보다 '때'(時)에 맞춰 그 '중심'(中)을 잡는 '시중'(時中)에 무게를 둔다. 이를 통해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고 때와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걸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용의 연장통=신인철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352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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