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파고든 증강현실…"2차, 3차 콘텐츠 만들어 낼 것"

'캣 조르바' 제작 엄동열 상상마루 대표 "IT기술 통해 창작 뮤지컬 약점 보완"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3.14 17:34  |  조회 8394
14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3D 컬러링북. 종이에 색칠한 뒤 태블릿PC로 찍으면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화면에 3D캐릭터로 구현된다. /사진=박다해 기자
14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3D 컬러링북. 종이에 색칠한 뒤 태블릿PC로 찍으면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화면에 3D캐릭터로 구현된다. /사진=박다해 기자

#창작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공연장 한편에 주인공 '조르바' 캐릭터가 그려진 하얀 종이가 쌓여있다. 최근 열풍이 분 '컬러링북'과 같은 형태에 공연을 보러온 아이도 어른도 나란히 앉아 색연필을 집어든다. 색칠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태블릿PC로 그림을 촬영하니 색칠한 것과 똑같은 색깔의 캐릭터가 3D로 변환돼 태블릿 화면에 구현됐다. "우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증강현실(AR) 기술이 뮤지컬과 만났다. 14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뮤지컬 '캣 조르바' 쇼케이스에서는 뮤지컬 캐릭터를 활용한 증강현실 콘텐츠를 함께 선보였다. 다음 달 9일 뮤지컬이 개막되면 이 같은 체험 콘텐츠를 확대, 전시할 예정이다.

'캣 조르바' 관계자는 "향후 색칠이 가능한 동화책을 만들어 MD(머천다이즈) 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14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뮤지컬 '캣 조르바' 쇼케이스 한편에는 IT기술을 결합한 콘텐츠가 전시됐다. 관객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골라 '페이퍼토이'로 만든 뒤 인형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노란색 원) 화면에 똑같은 캐릭터가 영상으로 구현된다/ 사진=박다해 기자
14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뮤지컬 '캣 조르바' 쇼케이스 한편에는 IT기술을 결합한 콘텐츠가 전시됐다. 관객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골라 '페이퍼토이'로 만든 뒤 인형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노란색 원) 화면에 똑같은 캐릭터가 영상으로 구현된다/ 사진=박다해 기자

'캣 조르바'는 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인터랙티브 어트랙션'(양방향 놀이기구) 체험 공간도 선보인다. 귀, 옷 꼬리모양을 직접 골라 나만의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면 즉석에서 '페이퍼토이'(종이인형)로 제작할 수 있도록 종이가 인쇄된다. 종이인형 한쪽 면에는 QR코드가 있다. 이 코드를 스캔하면 똑같은 캐릭터가 화면에 영상으로 구현된다.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얼굴에 맞춰 고양이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준 뒤 사진을 찍어주는 전시물도 있다. 관객의 사진은 대형화면에도 공유된다. 이 화면은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동작을 인식해 동작에 맞춰 전환되기도 한다. 캣 조르바 관계자는 "실제 공연에서는 코인을 따로 제작할 예정"이라며 "관객이 코인을 구입해 (인형제작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반 고흐 인사이드' 전시회도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을 접목한 바 있으나 뮤지컬에 관련 기술을 접목,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캣 조르바'를 제작한 엄동열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대표는 "제가 공연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창작뮤지컬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데다 공연콘텐츠의 특성상 공연이 끝나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를 극복해보고 싶었다는 것. 엄 대표는 "공연을 잘하고 싶고 잘 만들고 싶고 '창작'을 일로 하고 싶은데 공연콘텐츠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며 "증강현실 기술과 접목해 2차, 3차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콘텐츠와 IT기술을 결합해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만들면 오히려 공연을 더 널리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엄 대표는 "영화는 1000만 관객 시대인데 공연으로 그 정도 관객을 끌어모으려면 배우가 200명인 공연을 해야 한다"며 "창작 뮤지컬이 갖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면서 어떻게 하면 세계시장에서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까 하는 고민에서 (이런 시도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캣 조르바'는 그 내용도 '융복합'을 지향하고 있다. '수학천재 명탐정'인 주인공 조르바를 내세워 수학교육과 공연예술을 결합했다. 무대 위에는 수학퍼즐이 펼쳐지는가 하면 수학 논리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2015 융복합콘텐츠 공모전'에 당선, 문화공연으로는 유일하게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작으로 선정됐다.

엄 대표는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증강현실을 하거나 가상현실(VR) 웹툰을 만드는 기업, 인터랙티브 어트랙션을 하는 곳 등 다양한 기업을 만나 꿈과 비전을 공유하게 됐다"며 "(창의적인)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목표와 방향성을 나눴고 이번 공연을 통해 작게나마 그 모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캣 조르바'는 다음달 9일부터 5월 2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관객을 만난다.

뮤지컬 파고든 증강현실…"2차, 3차 콘텐츠 만들어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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