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호텔 가 주세요~" 포시즌스, 알파고 효과 '대박'

포시즌스호텔 서울도 웃고 미래에셋도 웃고…'이세돌 vs 알파고' 행사 수십억 단기매출+'브랜드' ↑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3.17 11:08  |  조회 31209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을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이 대결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을 마감한 지난 15일 오후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이 대결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이세돌 호텔 가 주세요~."

포시즌스호텔 서울이 광화문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 호텔 측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5일 동안 열리면서,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인지도는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택시기사들이 최근 고객들로부터 '이세돌 호텔' '알파고 호텔'로 가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세기의 대국'의 수혜자로 호텔이 꼽히고 있다. 호텔은 첫 대국일인 지난 9일에 등급 심사를 마친 한국관광공사로부터 5성 등급을 획득해 국내 7개 안에 드는 '5성급 호텔'에 등극하기도 했다.

호텔 측은 이번 대국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가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호텔 관계자는 "구글 측이 행사 진행 비용을 지불했으며, 경기를 위해 호텔에 머무는 투숙객으로 인해 객실 점유율도 만실에 가까웠다"며 "사람들이 호텔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홍보가 안 돼 있었는데, 이번에 홍보 효과를 단단히 봤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포시즌스호텔 서울. /사진제공=포시즌스호텔 서울
서울 광화문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포시즌스호텔 서울. /사진제공=포시즌스호텔 서울
호텔 측은 이번 대국이 가져온 수입 및 홍보 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산술적 환산만으로도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이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에 따르면 구글이 행사장인 호텔 6층 그랜드볼룸을 빌리는 데 지불한 비용은 하루 3300만 원, 5일간 총 1억6500만 원 가량.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317개 객실이 5일간 만실이라고 가정할 경우 10억 원에 가까운 객실료가 발생한다"며 "여기에 투숙·비투숙객의 식음료가 포함돼 객실료 배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포시즌스의 진짜 득은 수십억원의 매출이 아니다. 별도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호텔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는 점이다.

호텔은 이번 구글 행사의 유치를 위해 개원 직후인 지난해 연말부터 준비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 측이 익명으로 국내에 있는 몇 개의 호텔에 행사 문의를 해 왔으며, 이를 유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다.

호텔 관계자는 "행사 관계자가 호텔 탐방을 왔을 때 유치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다만 행사 주최측이 구글이라는 것은 행사 1달 전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이런 이득에 미래에셋그룹도 덩달아 웃고 있다. 앞서 호주에서 호텔을 세워 포시즌스와 함께 운영한 경험이 있는 미래에셋그룹이 국내에서도 호텔 사업에 나서면서 포시즌스를 선택한 것.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해 미래에셋그룹은 이 호텔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중산층이 늘고 있는 만큼 좀 더 고급스러운 호텔의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했다"며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된 호텔이다 보니 홍보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번 행사가 알려지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시즌스호텔은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고급 호텔 브랜드다. 현재 41개국에 96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10월 광화문에 최초로 문을 열었다. 최대주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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