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매거진이 칭찬한 '젊은 거장' 김수연, 베토벤·바흐 선율로 관객 만난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G 음반 발매…5월 29일 바흐 무반주 전곡 리사이틀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3.17 16:43  |  조회 5675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사진제공=아트앤아티스트

그의 바이올린 소리엔 묵직한 울림이 있다. 맑고 정교하면서도 풍부하고 밀도가 높다. 마음만 먹으면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는 파워를 자랑한다.

'젊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메마른 감성의 청중이 아니라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 영국 BBC 매거진은 그의 바이올린 소리를 이렇게 평했다. 지난달 12일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 이후에는 "바이올린으로 가능한 모든 소리를 들려주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수연이 이번에는 바흐와 베토벤으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최근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새 앨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두 개의 로망스'를 발매했다. 5월 29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바흐 무반주 전곡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17일 서울 종로구 재능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협주곡은 너무나 소중하고 애착이 가는 곡"이라며 앨범을 소개했다. 베토벤이 작곡한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번호 61'은 멘델스존, 브람스 협주곡과 함께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린다.

2011년 녹음한 음반이지만 임동혁과 함께 녹음한 '슈베르트포투' 음반이 먼저 발매되면서 5년이 지나서야 대중과 만나게 됐다. 그래서 2016년의 김수연과도 또다른 느낌을 준다. 그는 "엊그제 귀국해서 차에서 이동하면서 5년 만에 (제 앨범을) 들어봤다"며 "지금 사용하는 악기와 소리도, 색깔도 다른데 더 여성스럽고 가냘픈 부분이 느껴지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가 가장 애착이 있는 부분은 바로 협주곡 2악장이다. 김수연은 "처음 베토벤 공부를 시작했을 때부터 2악장을 연주하면 음악이 주는 큰 위로와 힘이 있었다"며 "연주할 때마다 행복하고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자신 본연의 색깔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힘있는 소리보다 '크고,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로 베토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어떤 녹음이나 연주를 한 번 들으면 오래 남는다. 무의식적으로라도 흉내내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었다"라며 "다른 연주자의 녹음을 찾아듣거나 하진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수연의 또 다른 도전은 바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리사이틀이다. 2011년 DG 2집 앨범으로 내긴 했지만 하루에 전곡을 연주해야 하는 리사이틀 결심은 쉽지 않았다.

"녹음은 2년에 걸쳐서 했죠. 1년에 3곡 준비해서 녹음하고 그 다음해에 녹음하고…녹음은 다시 할 수 있고 나눠서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연주는 너무 다른 상황이잖아요. 그 연주를 온전히 깨트리지 않고 전해드려야 하는 불안감을 많이 느꼈다"

그가 한국 리사이틀을 결심하게 된 것은 이탈리아 스트레자 페스티벌(Stresa festival)에서의 경험이다. 당시 '일일 전곡 연주'에 도전했고 용기를 얻은 그는 국내에서도 관객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김수연은 "아무래도 바흐 음악은 테크닉적으로 편하게 쓰인 것은 아니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관객들에게) 집중력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 나이로 올해 꼭 서른. 그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확실히 20대 초반이랑은 다른 것 같다"고 입을 뗀 그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10대의 저는 연주할 때마다 불만족스럽고 '왜 이렇게밖에 못하지' 자신을 질타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20대에 만난 선생님은 조금만 더 자신을 믿고 즐기면서 연주하라고 자신감을 심어주셨죠. 그래서 '더 즐겁게 연주하자'는 생각으로 살아왔어요. 그런데 30대를 앞두고 있으니 '내가 안일해졌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없는 곡에도 도전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수연의 도전은 이제 막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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