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경기·남도 민요의 '즉흥' 연주 어우러지는 '한 판' 만나볼까

국립국악원 정기공연 '즉흥' 7월 1~2일 막올라…한세현 예술감독 데뷔 무대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06.24 11:20  |  조회 5332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서도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서도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서도, 경기, 남도 지역의 특색은 살리고 틀은 깼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다음달 1~2일 정기공연에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즉흥 연주를 선보인다. '즉흥'은 지난 3월 부임한 한세현 예술감독이 꾸린 첫 무대기도 하다. 모든 공연이 즉흥으로 이뤄지는 만큼 단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서도지역…전쟁 같은 삶의 노래 '초한가'

공연의 첫 무대는 황해도와 평안도, 서도지역의 민속음악으로 꾸민다. 서도지역에서 전해지는 잡가 중 하나인 '초한가'(楚漢歌)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피리와 태평소, 대금과 퉁소를 비롯해 거문고와 철가야금, 철아쟁, 대아쟁 등 풍성한 국악기의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초한가'는 한나라와의 전쟁에서 진 초나라 패왕의 이야기를 다룬 판소리 단가로 남성적인 꿋꿋함이 느껴진다. 곡의 특징을 살려 특별히 철가야금과 철아쟁을 편성했다. 유지숙 악장을 비롯해 김민경, 장효선이 전하는 특유의 구음(口音)은 거친 풍토에서 굳세게 살아온 서도지방민의 감정을 표현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경기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경기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 경기지역…한강 사람들의 애환 달래주는 '한강 굿'


경기지역 무대에선 한강 인근 주민들의 애환과 넋을 달래주는 한강 신을 위한 신명나는 굿판이 벌어진다.

민속악단 연주자들은 굿을 펼치는 악사의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 피리와 태평소, 해금과 대금,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철현금과 장구, 타악 등으로 '한강 신'을 소환한다. 경기도당굿, 창부타령 등으로 하늘에 있는 한강 신을 부르면 철현금의 신비한 선율과 함께 땅으로 내려온 한강 신은 한강수타령에 맞춰 신명 나는 장구춤을 춘다. 한강 신은 이어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한강수타령의 읊조림을 들으며 묵묵히 하늘로 승천한다.

음악구성은 가야금의 박준호, 해금의 김선구가 맡았다. '한강 신' 역에 이주희 중앙대 무용학과 교수가 특별출연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남도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공연 '즉흥'에 출연하는 남도즉흥 연주팀/사진제공=국립국악원

◇ 남도지역…슬픔과 한 간직한 할머니들의 '남도시나위'와 '강강술래'

마지막 남도지역 공연은 돌고 도는 강강술래를 통해 고단한 삶을 이겨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남도시나위와 육자배기 즉흥 연주가 어우러진다. 남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염경애와 조정희 명창의 소리로 담담하게 전한다. 남도 음악은 느려지면 한(恨)이 배어나고 빨라지면 흥(興)이 살아나는 것이 특징.'속도의 마법'을 선보이며 우리네 인생을 담아낼 예정이다.

또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함께 무대에 올라 흥과 신명을 더하는 강강술래를 선보인다. 편견과 차별 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돌고 도는 강강술래의 열린 모습을 선보이며 삶의 슬픔과 기쁨이 반복되는 삶에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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