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떠나자!]② 처참한 역사의 현장에서 인기 관광지가 된 곳들

유골 가득 '킬링필드' 학살 현장부터 '악마의 섬'이라는 별명 붙은 섬 교도소까지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6.07.20 07:42  |  조회 7778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나볼 수 있는 킬링필드 희생자들의 유골.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나볼 수 있는 킬링필드 희생자들의 유골.
관광자원이 없던 불모지, 오히려 처참한 역사의 현장이었던 곳들이 최근 주목받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킬링필드'라는 슬픈 역사를 관광자원화 삼아 급부상하고 있는 캄보디아, 미국 연방 주 정부의 형무소로 사용되며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 해서 '악마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알카트라즈 섬. 여기에 넬슨 만델라가 갇혔던 감옥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만들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조금은 특별한 곳을 가 보자고 마음먹은 여행자라면 오싹하거나 처참한 '이야기'가 있는 관광지를 추천한다.

킬링필드 역사를 기억하다, 캄보디아

1975년부터 4년간 캄보디아의 급진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루주가 양민 200만 명을 학살한 사건. 노동자와 농민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수많은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 이 사건은 20세기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런 아픈 과거를 딛고 캄보디아가 관광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화 '킬링필드'를 통해 전 세계 모두가 알게 된 이 잔혹한 현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히 보존해놨다. 킬링필드의 흔적 중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초응엑 킬링필드에는 희생자들의 유골이 담긴 기념탑이 세워졌다.

관광객들은 크메르루주의 잔혹한 학살 방법과 수많은 시체가 발굴된 무덤 현장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 한국어 오디어 가이드가 제공될 정도다. 프놈펜 시내에 위치한, 크메르루주 시대 감옥으로 쓰였던 '투올슬렝 대학살 박물관'에서 관람객은 비좁은 독방이나 수용인을 묶는 체인 등 당시의 처참한 수감 환경을 볼 수 있다.

만델라와 함께 복역한 수감자들, 가이드로 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앞바다에 위치한 로벤 섬에 과거에 넬슨 만델라와 함께 수감됐던 한 수감자가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앞바다에 위치한 로벤 섬에 과거에 넬슨 만델라와 함께 수감됐던 한 수감자가 관광객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 앞바다에 위치한 로벤(Robben) 섬은 세계 인권과 화해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가장 오랜 기간을 복역한 곳이다. 만델라 대통령이 총 27년간 수감생활 중 가장 긴 기간인 18년을 보냈기 때문. 암울한 역사의 흔적인 이곳은,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가 됐다.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감옥이자 군사기지, 사회 부적격자를 수용하는 병원으로 사용된 이 섬은 경비가 매우 삼엄한 무서운 공간이었다. 그러나 넬슨 만델라가 이뤄낸 성취로 인해 지금은 억압과 인종차별에 저항해 민주주의와 자유가 승리를 거둔 사실을 증언하는 곳이 됐다.

여행자들은 가장 최근까지 이곳에 수감됐던 수감자들로부터 로벤 섬의 가이드를 받는다. 감옥에서 포로로 있을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이드의 회상을 통해 펼쳐진다. 넬슨 만델라가 사용했던 좁은 방 안에는 그의 집기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세상을 떠난 인류의 영웅의 흔적을 살필 기회를 제공한다.

한번 들어가면 절대 못 나와, '알카트라즈 섬'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있는 '악마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알카트라즈 섬. 교도소로 쓰인 이 곳은 현재는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있는 '악마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알카트라즈 섬. 교도소로 쓰인 이 곳은 현재는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라즈 섬은 연방 주정부의 형무소로 쓰였던 곳으로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악마의 섬’이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다. 빠른 조류와 7~10도의 차가운 수온 때문에 헤엄을 쳐도 살아서 탈출할 수가 없다고 알려졌다.

모든 탈출 시도가 좌절되었을 만큼 워낙 악명 높은 감옥이었고, 1962년 3인의 탈출 사건은 큰 화제가 돼 미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실제 이들이 탈출에 성공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섬이 연방의 형무소로 사용되었던 것은 1934~1963년이지만 1910년대부터 미군의 포로 수용소로 사용돼왔다. 연방 형무소가 된 이후 투옥된 이들은 주로 유괴범, 은행 강도, 탈옥 상습범 등 중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형무소가 폐쇄되고 투어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객은 육지에서 페리를 타고 알카트라즈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인기가 많아 예약이 필수다. 감옥은 흉악범들을 수용했던 만큼 전부 독방이며 죄수가 말썽을 일으킬 경우 가뒀던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교정 독방도 공개돼 두려움을 안긴다. 고립된 섬이지만 자연 풍경은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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