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머리손질 논란… 세계 여성 지도자들의 헤어스타일은?

시간들일 필요없는 헤어스타일 vs 외모 중요시하지만 부차적인 문제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16.12.08 08:09  |  조회 239364
박근혜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 DB
박근혜 대통령. /사진=머니투데이 DB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담 미용사에게 90분 동안 머리손질을 받느라 초기 대응에 늦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머리손질 논란'에 청와대는 "90분이 아닌 20분"이라고 해명했지만 1분1초가 긴급한 상황에서 헤어스타일을 위해 시간을 낭비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권에 입문하며 무려 40여년간 고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머리모양을 연출해왔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당시 미국 보스턴공항 검색대에서 경고음이 울려 머리카락에 꽂은 실핀을 빼내야 했다. 당시 빼낸 실핀수가 총 24개에 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헤어스타일은 패션만큼이나 여성 지도자들에게 쏠리는 관심사 중 하나다. 세계 여성 지도자들의 헤어스타일은 어떨까.

네팔의 비디아 데비 반다리 대통령. /AFPBBNews=뉴스1
네팔의 비디아 데비 반다리 대통령. /AFPBBNews=뉴스1

◇멋보단 실용… 시간 아끼는 단조로운 스타일
네팔의 첫 여성 대통령 비디아 데비 반다리는 국방부장관 출신이다.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 맞서온 네팔의 대표적 여권 운동가다.

반다리 대통령은 네팔 전통 의상에 깔끔하게 하나로 묶은 머리모양을 연출한다. 머리카락의 끝이 아래로 늘어지지 않도록 끝을 둥글게 말아 묶는다. 민낯에 가까운 얼굴과 신경을 덜 쓴 듯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지지층을 다지고 있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AFPBBNews=뉴스1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AFPBBNews=뉴스1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국립정치대 교수시절에 전 총통인 천수이볜에 의해 정계에 입문, 대륙위원회 주임을 맡았다.

정치 입문 이후 염색하지 않은 검은 단발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수수한 점퍼 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과 꾸밈없는 단발머리로 정치 초반엔 촌스럽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부드러운 미소와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 /AFPBBNews=뉴스1
크로아티아의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 /AFPBBNews=뉴스1

◇외모 중요… 정치와는 별개
크로아티아 대통령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는 외교관 출신이다. 언변이 좋고 세련된 이미지를 지녔다. 평소 몸매를 드러내는 치마 정장과 잔머리 하나 없이 깔끔하게 연출한 헤어스타일로 외모 꾸미기에 너무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는 편이다.

볼륨을 넣은 굵은 웨이브 헤어를 풀어내리거나 반묶음하기도 하고 옆머리를 깔끔하게 넘긴 올림머리를 연출하는 등 다양한 머리모양을 선보인다.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런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외모는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의 머리스타일 대신 미소를 기억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AFPBBNews=뉴스1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AFPBBNews=뉴스1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집권 이후 안정적인 경제상황을 유지하며 유럽연합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앞머리를 내린 숏커트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 초반에 촌스러운 옷차림과 헤어스타일로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이후 클라우디아 시퍼 등 톱모델을 담당한 스타일리스트 우도 발츠를 만나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세련된 분위기의 가벼운 커트머리와 블레이저 패션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내세우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에도 매일 한두 차례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AFPBBNews=뉴스1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AFPBBNews=뉴스1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패션으로 유명하다. 내각 회의에 뾰족한 징이 박힌 구두를 신거나 기자회견에 가슴골이 드러나는 원피스에 호피무늬 구두를 착용한다. 취재진마저 총리의 구두 사진을 빼놓지 않고 찍어 보도할 정도로 관심을 받는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똑똑하면서 동시에 옷을 좋아할 수 있다.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도 옷을 좋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관심은 내가 신발을 더 살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신경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왜 남성 정치인은 이러한 관심의 대상이 아닌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긴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헤어스타일엔 패션만큼 공을 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은빛 단발머리는 끝에 가볍게 볼륨을 넣은 정도로만 연출한다. 바람이 불면 쉽게 흩날리거나 부스스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외신들이 모이는 큰 행사에서나 정수리에 볼륨을 만들어 우아한 분위기를 내는 정도다.

실제로 하나의 머리모양을 고수하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치계에서 많이 보이는 이미지 메이킹 중 하나다. 작은 헤어스타일의 변화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머리손질에 의미를 두는 것은 정치인의 리더십과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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