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UE No. 6
SPACE PATTERNS
한때 영화계의 모든 시선은 우주에 쏠렸다. 인간은 늘 달에 가고 싶어 안달했고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접근한 <그래비티>를 시작으로 <마션>,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이제 그 영화들을 관람하고 나온 패션 디자이너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지켜보고 있자니, 3초 안에 빨려 들어가 지갑을 열 것 같다. ‘우리도 우주의 기운을 받는 건가?’

CLUE No. 7
WINDBREAKERS
1989년 노래 ‘바람아 멈추어다오’가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의 입을 오르내리지만 남의 속도 모르는 하늘은 이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매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 사실을 브랜드들도 아는지, 바람막이를 내세우고 있다.
CLUE No. 8
THE SHOULDERS
끝이 아니었다. 오버사이즈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고 특히 이번 시즌에는 파워 숄더와 어깨 너비가 1.5배 정도 되는 큰 재킷이 많이 등장했다. 이쯤 되면 이태원 빅 사이즈 전문 매장에 가서 옷을 구입하는 것도 유행을 따라가는 한 가지 방법이겠다. 손을 덮는 긴 소매의 상의도 마찬가지고 스키니 팬츠의 아성에 도전하는 펄럭거리는 와이드 팬츠도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어릴 적 커다란 아버지 의상을 입고 거울을 보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CLUE No. 9
NOT FOR MILITARY
군복이 이렇게까지 스타일리시했다면 징병제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 그럴리는 없겠다. 어찌 되었건 휴고 보스, 발렌티노 등의 브랜드는 다양한 카무플라주 패턴이 적용된 의상과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밀리터리 카키 컬러만을 사용한 아이템으로 밀리터리 무드를 표현하기도 했다. 드리스 반 노튼의 롱 코트는 기존 카무플라주 패턴에 고대 신화를 형상화한 그림을 입혀 전체적으로 하나의 패턴인 듯 통일감이 있다.
CLUE No. 10
BACK TO WORK
언제나 편하고 간편한 것을 갈구하는 남자의 본성을 디자이너들이 드디어 인정하는 듯하다. 하지만 100% 인정하면 패션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기 때문에 점프수트로 대변되는 워킹 룩을 세련되게 변형했다. 실제 작업복으로는 절대 입을 수 없을 것 같은 J.W. 앤더슨의 우아한 아이보리 컬러 점프수트, 버클과 지퍼로 워크 웨어 무드를 입힌 코치의 코트 등은 다양한 느낌의 워킹 룩을 잘 보여준다. 워킹 룩은 잘못 입으면 어린 장난꾸러기처럼 보이지만 리암 호지스의 점프수트 실루엣을 보면 당장 사서 입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 분명하다. 작업복을 꼭 작업할 때만 입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assistant KIM YE JIN, RYU MIN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