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브랜드 침공"…국내 패션 시장 판도 바뀔까

H&M그룹 프리미엄 SPA '앤아더스토리즈' 론칭…품질·가격 경쟁력 갖춘 패션·뷰티 제품으로 국내 공략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7.02.07 16:04  |  조회 7156
"글로벌 SPA 브랜드 침공"…국내 패션 시장 판도 바뀔까
스웨덴 패션기업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H&M)그룹이 국내 시장에 새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를 론칭한다. 다음달 서울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열고 하남스타필드에 두 번째 매장을 여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H&M그룹은 프리미엄 SPA 브랜드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를 국내에 공식 론칭한다고 7일 밝혔다. H&M그룹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국내 론칭을 알리는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갖고 2017년 봄·여름(S/S) 신상품을 소개했다.

앤아더스토리즈는 H&M그룹이 운영하는 6개 브랜드(H&M, COS, Weekday, Cheap Monday, Monki, & Other Stories) 중 하나다. 2013년 뷰티 제품을 시작으로 의류, 문구류까지 확장한 토털 컬렉션 브랜드로 확장했다.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아 유럽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유럽 12개국을 비롯해 미국에 진출했으며 아시아 진출 국가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국내에는 H&M(2009년), COS(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하이엔드(고급) SPA 브랜드'로 가격대는 H&M과 COS(코스)의 중간 정도다.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 고객들은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녔으며 뷰티 시장도 고도로 성장했다"며 "아시아 진출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앤아더스토리즈의 론칭으로 국내 패션·뷰티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파리, 스톡홀름에서 디자인된 고감도 의류와 이탈리아에서 제조·생산한 고품질 화장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해외 여행시 필수 쇼핑 품목으로 꼽히는데다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내 한 SPA브랜드 관계자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콘셉트로 기존 SPA 브랜드와 고객층은 겹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서 COS가 고가임에도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만큼 앤아더스토리즈도 국내 시장에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A패션업체 관계자는 "앤아더스토리즈는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유럽 지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라면서 "저렴한 가격만 내세우는 SPA의 시대가 가고 코스·앤아더스토리즈처럼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SPA 브랜드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B뷰티업체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수준이 높아졌지만 이탈리아 제품은 여전히 월등하다"며 "고품질의 유럽산 제품을 1만~2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조프레시(캐나다), 포에버21(미국) 등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했다. 인디텍스 그룹은 자라(스페인)의 성공으로 폴앤베어, 버쉬카 등을 추가로 선보였지만 현지화에 실패했다.

C패션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 특성상 매출 증대보다는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 시장 성격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국내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아 성공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아더스토리즈 2017 S/S 신제품 의류와 화장품/사진=배영윤 기자<br>
앤아더스토리즈 2017 S/S 신제품 의류와 화장품/사진=배영윤 기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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