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김민선, 블랙리스트 최대 피해자"

30대 초반 MB정부 블랙리스트 올라…"출연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비판여론 조성 등 활동 불이익"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7.09.18 14:04  |  조회 8343
배우 김규리(김민선)과 문성근. /사진=머니투데이
배우 김규리(김민선)과 문성근. /사진=머니투데이
배우 문성근이 ‘연예인 블랙리스트’에 대해 언급하며 “후배 김민선(개명 후 김규리)이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문성근은 1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한 블랙리스트 연예인 첫 소환조사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 감독이 상업 영화가 막히면 저예산 독립 영화를 만들면 된다. 가수와 개그맨은 방송 출연이 막히면 콘서트를 하면 된다. 그런데 배우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배우는 20대, 30대에 연기력을 키우고 이름을 알려 입지를 강화하고, 40대까지 활동한 뒤 50대, 60대를 넘기면 대체불가능한 배우가 된다"면서 30대 초반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김규리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김규리 배우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 악성 댓글은 폭력이다"라는 당부 섞인 말도 덧붙였다.

앞서 김규리도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MB 정부의 블랙리스트 명단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이 몇 자에 나의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네.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이… 내가 그동안 낸 소중한 세금들이 나를 죽이는데 사용되었다니"라는 글을 썼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국정원의 수사의뢰에 따라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문성근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피해 연예인으로서 이날 조사를 통해 당시 문화·연예계에서 받은 불이익 등에 대해 진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결과,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작시기인 2009년부터 2011년 정부에 비판적인 82명의 인사를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으로 지목하고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방송출연 중단, 소속사 세무조사 추진, 비판여론 조성 등의 방법으로 활동에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대표적인 소셜테이너(Social+Entertainer, 사회적 이슈에 적극 개입하는 연예인)들로 배우 문성근·김여진·김규리(김민선), 영화감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방송인 김미화·김제동, 가수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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