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페미니스트' 선언…"용기있다" vs "모욕적"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17.09.25 11:00  |  조회 15733
한서희는 지난 24일 진행된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자신이 피는 담배를 인증했다./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라이브 화면 캡처
한서희는 지난 24일 진행된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자신이 피는 담배를 인증했다./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라이브 화면 캡처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아이돌 연습생 한서희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가운데 누리꾼들이 "용기 있다", "모욕하냐"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서희는 지난 24일 진행된 인스타그램 라이브에서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원래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게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유명해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제가 화제인 것을 이용해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로 인해서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여성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소속사에서도 제가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성 팬들과 팬 미팅을 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서희는 이날 방송에서 시청자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과거 탑과 교제했다는 고백부터 구치소에 갇혀 있을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고, 어떤 담배를 피우냐는 질문에 직접 담배를 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서희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누리꾼 반응은 '옹호'와 '비판'으로 나뉜다.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한서희가 언급한 덕분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화제가 된 것 자체로 굉장히 의미 있다", "한 사람이 당당하게 나서면서 또 다른 누군가가 페미니스트라고 당당히 선언하며 건설적 발언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는 건 순기능"이라고 말했다.

반면 "페미니스트가 무슨 뜻인지 출발부터 알고서 이야기하는 걸까", "페미니스트 모욕하냐. 반성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페미니즘이 뭘 위한 것인지 왜 필요한지부터 알리고 싶어야 할 듯", "페미니스트가 사회에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범죄자가 페미니스트 선언한 게 화제가 된 것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왜곡된 인식만 심어주는 일"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옹호하는 입장은 "페미니스트가 무결한 도덕주의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 "남자 아이돌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혔으면 이렇게 엄중한 잣대를 들이댔을까 싶다", "페미니스트도 다 배워가야 하고 잘못된 건 고치면 된다. 페미니스트 선언했다고 바로 완벽한 페미니스트인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인식 여부를 떠나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 페미니즘이 아무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어떤 페미니즘적 행보를 보이지 않은 사람이 범죄로 유명세를 얻고서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은 신뢰도 가지 않고 반갑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페미니즘은 남성 지배적인 사회 구조 아래서 여성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배제 받는 것에 대한 저항 운동이다. 여성 우월주의가 아닌 양성평등과 비차별을 전제로 한다.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한편 한서희는 지난해 10월 탑의 용산구 자택에서 총 네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지난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한서희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와 87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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