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명품→딸도…젊은 '버버리' 만든 CEO, 떠난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17년 만에 버버리와 이별… 남녀노소 즐기는 브랜드 만들어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17.11.01 15:53  |  조회 12390
 크리스토퍼 베일리 /AFPBBNews=뉴스1
크리스토퍼 베일리 /AFPBBNews=뉴스1
100년 이상 전통을 유지해온 브랜드 '버버리'의 수장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er Baily)가 17년 만에 버버리와 이별을 고했다.

버버리 크리에이티브 총괄책임자(CCO)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2018년 3월 버버리를 떠난다. 그는 서포트 관계를 지속하며 2018년 12월31일까지는 고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베일리는 도나카란, 구찌 등에서 여성 의류 디자이너로 명성을 쌓았다. 2001년 CEO 로즈 마리 브라보에 의해 영입돼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고 2009년부터는 CEO를 겸임했다. 현재까지 버버리의 컬렉션, 쇼룸, 캠페인,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베일리 영입 후 버버리는 버버리 프로섬(Burberry Prorsum) 라인을 강화했다.

베일리는 버버리의 전통을 잘 살리면서도 잘게 자른 가죽, 금속 장식, 메탈 가죽, PVC 등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다. 옐로, 골드, 핑크, 블루, 그린 등 다양한 컬러도 시도했다. 여기에 영국 특유의 펑크문화를 배합, 실험적이고 도전적이고 젊은 버버리의 모습을 갖춰 나갔다.

크리스토퍼 베일리 영입 전(상단)과 후(하단) /사진=버버리
크리스토퍼 베일리 영입 전(상단)과 후(하단) /사진=버버리
시즌마다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버버리의 헤리티지를 담은 트렌치코트를 선보여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최근에는 프로섬 런던 브릿으로 나뉘었던 라인을 하나로 합쳐 브랜드 색을 강화했다.

시장 퇴출 위기를 맞았던 버버리는 2017년 현재 나이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재입지를 굳혔다.

베일리는 브랜드 마케팅 부분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그는 '명품의 가치는 철저히 고객의 결정을 따른다. 최대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신념하에 고객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온라인 디지털을 강화하고 소셜 미디어와 홈페이지를 통해 패션쇼를 생중계하기도 했다.

2016년 9월 컬렉션 공개 직후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에서 판매된 모습. /사진 제공=버버리
2016년 9월 컬렉션 공개 직후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에서 판매된 모습. /사진 제공=버버리
지난 시즌을 발표한 2016년 9월에는 명품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See now Buy now'를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ee now Buy now'는 전세계에 있는 고객들이 쇼가 끝난 직후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당시 서울 플래그십에서도 9월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베일리는 중국 등 주요 지역에서 판매가 부진, 크리에이티브 총괄직과 CEO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벅차다는 주주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2016년 7월 셀린느에서 온 마르코 고베티(Marco Gobbetti)에게 CEO직을 넘겨줬다.

베일리는 버버리를 떠난 후의 행보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마르코 고베티는 "더 이상 협업을 같이 못하게 돼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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