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 패션'의 진화…명품이 직접 만든 짝퉁 '인기'
디젤 구찌 펜디, 직접 만든 가짜 제품 선보여…명품 패러디 브랜드에 엇갈린 반응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18.03.18 07:0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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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드래곤 '크래용' 뮤직비디오, 머니투데이 DB, 아이디 매거진 |
페이크 패션은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인 SSUR, C.O.I. NYC 등이 명품을 대놓고 패러디하면서 탄생했다. 이들은 브랜드를 향한 오마주, 저렴한 옷을 입어도 된다는 반항감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해 간 '가짜'를 소비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가짜를 사고 입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멋지고 당당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베트멍'(VETEMENTS) 역시 2016년 배송업체 'DHL'의 유니폼을 재해석한 의상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왼쪽 베트멍, 오른쪽 베트밈 레인코트 /사진=베트멍 |
이에 대해 베트멍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는 "베트멍은 베트밈 레인 코트에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고 "대빌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즐겼으면 한다. 우리가 베트멍 옷을 만드는 것만큼"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빌 트랜은 '발렌시아가'(Balenciaga)를 패러디한 라인 '불렌시아가'(BOOLENCIAGA)'를 론칭해 또 한 번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가짜 트렌드에 힘을 입어 진품이 위조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 커낼가에 오픈한 디젤의 '짝퉁 매장' 모습/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자사 로고를 활용한 그라피티를 선보이던 아티스트 트러블 앤드루를 인정했다. 오히려 컬렉션 작업을 함께 하며 그의 예명인 '구찌 고스트'를 협업한 라인의 이름으로 붙이기도 했다. 2018 리조트 컬렉션에서는 트러블 앤드루와 협업해 로고 'GUCCI'를 GUCCY, GUCCIFY 등으로 변형해 가품 같은 진품을 제작했다. 가격은 진품과 거의 동일하다.
(상단 왼쪽)트러블 앤드루와 협업한 구찌<br> 2016 F/W 컬렉션, (오른쪽) 구찌 2018 리조트 컬렉션, (하단) 펜디 2018 F/W 컬렉션 /사진=구찌, 펜디 |
이에 대해 한켠에서는 "브랜드 고유의 색을 잃고 있다" "기존 소비자들의 로열티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이 같은 행보는 패러디 당한 브랜드에게 오히려 득일 수 있다"며 "명품 브랜드에서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면서 브랜드의 색을 오히려 강하게 드러내 홍보로 이어질 수 있다.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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