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예술가와 속속 손잡고 여름 비수기 극복

구호, 보브, 쥬시쥬디 등 콜라보 봇물…"밀레니얼 세대 겨냥, 브랜드에 새 감각"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18.07.17 11:09  |  조회 6995
구호, 보브, 쥬시쥬디가 각각 예술가와 협업해 내놓은 신제품 모델컷(왼쪽부터)/사진제공=각 브랜드
구호, 보브, 쥬시쥬디가 각각 예술가와 협업해 내놓은 신제품 모델컷(왼쪽부터)/사진제공=각 브랜드

패션업계가 예술가와의 잇단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디자인 차별화에 나섰다. 심미적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젊은 고객을 사로잡아 여름철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는 일러스트레이터 마마콤마(서형인 작가)와 협업해 '아티산' 라인을 출시했다. 무심하게 낙서한 것 같은 서 작가만의 타이포그래피, 눈에 띄는 네온컬러를 썼다.

원피스 밑단을 절개하고 테이프를 붙여놓은 것처럼 표현하거나 스웻 셔츠의 소매 사이로 팔을 빼서 입는 등 개성 있는 연출을 시도했다. 박지나 구호 팀장은 "젊은 고객을 위한 라인으로 기존 구호의 감성에 강렬한 컬러와 시크한 무드를 더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는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와 손잡고 '청춘'을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핸드라이팅, 일러스트 등으로 자유분방한 느낌을 담았다. 젊은층 사이에서 활용도가 높은 야구모자, 에코백도 내놨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여성복 마케팅 담당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라 젊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고자 컬렉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TBH글로벌의 쥬시쥬디는 일본의 아티스트 야마자키 와카나와 협업해 가을 시즌 의류·잡화에 키치 미학을 담았다. 유니클로는 팝아티스트 카우스,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와 손잡고 그래픽 티셔츠 라인 '카우스x세서미 스트리트 UT컬렉션'을 출시했다.

패션업계와 예술가의 협업은 시즌마다 진행된다. 패션업계 비수기인 여름은 '콜라보레이션 성수기'로 꼽힌다. 불황을 극복하는 하나의 해법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론칭 소식이 잠잠한 등 패션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콜라보는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9%에 그쳤다. 올해 패션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42조4003억원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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