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패딩이 대세?…올겨울 패딩 유행 3

2018 패딩 트렌드, 짧고 화려한 디자인 선택해야…동물 복지 고려한 소재 '각광'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18.11.28 06:29  |  조회 52923
/사진=Moncler 2 1952, 뉴발란스
/사진=Moncler 2 1952, 뉴발란스
슬금슬금 추워지는 날씨에 절로 떠오르는 패션 아이템은 역시 '패딩' 아닐까. 지난해 한반도를 덮친 강추위에 발목까지 감싸는 롱 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여성복, 캐주얼 브랜드까지 '패딩 전쟁'에 뛰어들었다.

패딩이 겨울철 방한 아이템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스타일을 겸비한 패딩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겨울엔 어떤 패딩을 입어야 흔치 않은 스타일로 개성을 뽐낼 수 있을까. 당신을 겨울 멋쟁이로 만들어줄 '패딩 트렌드'를 소개한다.

◇'롱 패딩' 대항마…'쇼트 패딩'이 뜬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가수 수지, 배우 김유정, 가수 아이유/사진=K2, 휠라(FILA), 머니투데이 DB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가수 수지, 배우 김유정, 가수 아이유/사진=K2, 휠라(FILA), 머니투데이 DB
메가 트렌드가 된 '레트로 패션'의 영향으로 90년대 유행했던 올록볼록하고 풍성한 디자인의 쇼트 패딩이 다시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짧고 빵빵한 패딩 점퍼를 '푸퍼'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몸을 부풀려 적을 위협하는 복어(Puffer)에서 비롯된 말로 해외에선 패딩 점퍼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한국에선 '근육맨' 같은 패딩을 일컫는다.

Balenciaga, 3.1 Phillip lim, Moncler 2 1952, Emilio Pucci/사진=각 브랜드
Balenciaga, 3.1 Phillip lim, Moncler 2 1952, Emilio Pucci/사진=각 브랜드
'푸퍼' 열풍의 선두엔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있었다. 발렌시아가가 지난해 오버사이즈 쇼트 푸퍼를 선보인 이후 '몽클레르' '3.1 필립 림'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2018 F/W 시즌 컬렉션을 통해 일제히 '쇼트 푸퍼'를 선보였다.

/사진=킴 카다시안,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사진=킴 카다시안,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 모델 켄달 제너 등 핫한 패션계 스타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타이어 브랜드 '미쉐린'의 마스코트가 떠오르는 풍성한 스타일의 패딩을 스트리트 패션으로 선보이며 푸퍼 열풍에 불을 지폈다.

그룹 다이아 정채연, 에이핑크 정은지/사진=나일론, 코스모폴리탄
그룹 다이아 정채연, 에이핑크 정은지/사진=나일론, 코스모폴리탄
이에 롱 패딩에 주력했던 국내 브랜드들도 올시즌엔 트렌드에 발맞춰 쇼트 패딩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는 보다 멋스럽고 활동성 좋은 패딩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는 지난해 선보였던 사파리 다운 재킷보다 더 짧아진 길이의 쇼트 패딩을 선보이며 다운 재킷의 다양화를 꾀했다. 쇼트 패딩의 출시 물량도 전년 대비 10% 가량 늘렸다.

휠라 관계자는 "롱 패딩 중심의 겨울 아우터 트렌드에 쇼트 패딩이 추가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겨울은 추위가 일찍 찾아와 오래 지속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기존 롱패딩 외 색다른 아이템에 갈증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MLB, 뉴발란스, 엄브로
/사진제공=MLB, 뉴발란스, 엄브로
쇼트 패딩에는 스트리트 감성의 통통 튀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MLB'(엠엘비) '엄브로' 등 스포츠 브랜드들은 패딩에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빅 로고 포인트를 더했며 '휠라'는 기존 패딩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옐로, 다크 퍼플 등 독특한 컬러를 입혔다. 양면 디자인이 적용돼 2가지 연출이 가능한 '리버시블 패딩'도 등장했다.

◇'김밥룩' 그만!…더 화려해진 패딩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그룹 마마무 화사/사진제공=아이더, 뉴발란스, 더블유 코리아
그룹 레드벨벳 아이린,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그룹 마마무 화사/사진제공=아이더, 뉴발란스, 더블유 코리아
무난한 컬러와 디자인이 대세를 이뤘던 패딩은 올겨울엔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입었다. 디자인도 한층 다양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블랙 롱패딩 열풍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컬러풀한 패딩 등 차별화된 패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MLB, 엄브로 인스타그램, 휠라(FILA)
/사진제공=MLB, 엄브로 인스타그램, 휠라(FILA)
블랙, 네이비 등 무채색 일색이었던 패딩 컬러는 오렌지, 그린, 퍼플 등 통통 튀는 비비드 컬러와 핑크빛 중심의 부드럽고 상큼한 파스텔 컬러 등 다양한 컬러군으로 확장됐다.

/사진제공=MLB, 디스커버리, 휠라
/사진제공=MLB, 디스커버리, 휠라
눈부실 정도로 쨍한 네온 컬러 패딩과 홀로그램 트렌드를 반영한 메탈릭 패딩 점퍼도 등장했다.

여성복 브랜드들도 패딩에 주력하면서 패딩의 디자인은 한결 우아해졌다.

/사진=조르쥬 레쉬, 크로커다일레이디, 지컷
/사진=조르쥬 레쉬, 크로커다일레이디, 지컷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스트리트 감성의 투박한 패딩을 주력으로 내세운 반면 여성복 브랜드들은 사랑스러운 색상과 슬림한 디자인, 풍성한 퍼 디테일을 패딩에 접목시켰다. 투박하던 일자 라인의 패딩에 벨트를 더해 허리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환경·동물 권리 고려한 '착한 패딩'

솔라볼 패딩, 티볼 테크 재킷/사진=로미스토리, 노스페이스
솔라볼 패딩, 티볼 테크 재킷/사진=로미스토리, 노스페이스
동물 복지에 신경 쓴 '착한 패딩'도 각광받고 있다. 사회·정치적 신념을 소비로 표출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자가 늘면서다.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에겐 동물 복지와 환경을 고려한 패션이 진정한 '멋'이 된다.

고양이 세 마리를 반려하며 '비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박소영(32) 씨는 "동물 털이 사용된 제품은 구입하지 않는다"며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동물 복지와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개념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면서 패션 브랜드들도 동물 복지를 고려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컬럼비아'는 '책임 다운 기준'(RDS, Respondsible Down Standard)을 인증 받은 '마운틴 후드 Ⅲ 다운 재킷'을 출시했다. 강제 사육한 동물이나 살아 있는 동물의 털을 강제로 채취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받은 제품이다.

거위, 오리 등 동물의 털을 사용하는 대신 친환경 신소재를 사용한 제품도 있다. 여성 의류 브랜드 '로미스토리'는 자체 발열 되는 신소재를 사용한 '솔라볼' 패딩 라인을 출시했으며, '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인공 충전재 '티볼'을 넣은 패딩을 선보였다.

시티 스톰 파카, 마운틴 후드 Ⅲ 다운 재킷/사진=파타고니아, 컬럼비아
시티 스톰 파카, 마운틴 후드 Ⅲ 다운 재킷/사진=파타고니아, 컬럼비아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폐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용하지 않는 쿠션, 이불, 베개 등 다양한 제품에서 얻은 다운을 재활용하거나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사용해 자원 낭비의 악순환을 끊고자 노력하고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