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아침 밥' 먹으러 가는 사람들

호텔 조식만 즐기는 이용객 증가세…주요 특급호텔, 조식 전용 메뉴 선보여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9.08.15 14:24  |  조회 24840
/사진=JW메리어트서울
/사진=JW메리어트서울
#직장인 김모씨(34)는 얼마 전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인근 호텔을 찾아 조식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들이를 떠났다. 호텔 뷔페인 만큼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녁 뷔페의 반값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숙박을 하지는 않았지만 고급호텔을 이용하는 기분이 들고 가격 면에서도 다른 브런치 식당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호캉스(호텔+바캉스)'가 보편적인 여행의 형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특급호텔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투숙하지 않더라도 식사와 모임 등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가족, 지인과 함께 오전에 호텔을 찾아 조식만 즐기고 떠나는 이용객들도 늘고 있다.

1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최근 3개월 간 객실에 투숙하지 않고 조식만 따로 이용하는 고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이용객의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휴가 성수기를 마치고 호텔 투숙객이 다소 감소하는 9월에는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롯데호텔서울과 JW 메리어트 서울, 르 메르디앙 등 내·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도 조식만 이용하는 고객 비율이 주중 평균 10%, 주말에는 평균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우 조식만 따로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하며 올해 상반기 조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그랜드하얏트 서울
/사진=그랜드하얏트 서울
호캉스 문화의 확산으로 더 이상 호텔이 발 들이기 쉽지 않은 곳이라는 인식이 사라지면서 생긴 변화라는 분석이다. 특급호텔을 경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텔 조식이 투숙객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10만원대에 달하는 특급호텔 저녁뷔페의 다양한 메뉴를 훨씬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말 가족모임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중에는 비즈니스 미팅을 비롯, 호텔 조식을 이용하려는 인근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특급호텔이 강남, 광화문 등 주요 상업지역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아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직장인들이 저녁 회식 대신 오전 호텔 조식으로 회식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상대적으로 오전 시간이 여유로운 서비스 직종의 단체 회식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특급호텔들도 다양한 조식을 선보이며 이용객 공략에 나섰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키친'은 지난달부터 호텔 셰프가 당일 아침에 만든 즉석 웰빙 김밥을 제공 중이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입맛 없는 아침인 만큼 고객들의 식욕을 끌어올리기 위해 과일식초와 즉석에서 굽는 팬케이크 등을 디저트로 내세운다. 르 메르디앙 서울은 한식, 양식, 중식 외에도 채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채식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조식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며 조식 뷔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녁과 달리 아침은 소화력이 떨어지는 만큼, 호텔들도 이를 고려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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