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조여정, 왜 '여기' 드레스 고집했을까
칸 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국내 브랜드' 택한 조여정…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0.02.16 06:0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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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
조여정이 지난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입은 드레스는 해외 유명 럭셔리 브랜드가 아닌 국내 여성복 브랜드 '아보아보'(avouavou) 제품이었다.
아보아보는 한아름·한보름 자매가 이끄는 여성복 브랜드로, 기성복 라인과 함께 특별한 날 입을 수 있는 세레모니 라인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기성복 원피스 한 벌에 70만원 정도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다.
조여정이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내 브랜드 드레스를 입은 것은 금방 화제가 됐다. 동시에 드레스 디자인이 너무 심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아보아보 디자이너 한아름 실장은 의도된 디자인이었다고 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보아보' 드레스를 입은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아보아보 인스타그램 |
이어 "조여정은 이목구비가 매우 뚜렷하지만 그 가운데 드러나는 동양적인 선이 매력적인 배우"라며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의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조여정의 건강한 피부를 가장 잘 빛내줄 수 있는 스킨톤의 톱과 항아리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의 스커트가 더해진 드레스가 탄생했다.
한 실장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광택이 감도는 실크 소재로 스커트를 제작했으며, 컬러 블록 디테일로 세련미를 강조하고, 작은 조여정의 키를 더 커 보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기생충'과 조여정, '빅 픽처' 있었다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
이어 '기생충' 언론시사회, 10월 부산국제영화제, 11월 청룡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조여정은 지난 1월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입은 드레스를 제외하고 모두 아보아보의 의상을 입었다.
조여정이 국내 브랜드인 아보아보의 의상을 입게 된 데엔 10여년 간 호흡을 맞춘 고민정 스타일리스트의 힘이 컸다.
한 실장은 "고 스타일리스트에겐 영화 '기생충' 일정에 맞춘 패션의 '빅 피처'가 있었다"고 했다.
조여정이 칸 영화제부터 이후 이어진 일정에 맞는 스타일의 흐름이 이미 정해져있었다는 설명이다.
고 스타일리스트가 그린 스토리와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알맞는 의상들을 조여정의 몸에 꼭 맞는 완벽한 핏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국내 브랜드가 적합했다는 것.
칸 영화제,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부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조여정/AFPNews=뉴스1, 머니투데이 DB, 뉴스1 |
부산국제영화제와 청룡영화제에선 블랙과 피치톤의 드레스를 번갈아 입으며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다.
조여정, 국내 브랜드 택한 이유
조여정은 왜 중요한 순간에 국내 브랜드를 선택했을까. 한 실장은 그 이유를 '완벽한 핏'에서 찾았다.
한 실장은 "조여정과 고 스타일리스트가 화려한 옷보다는 T.P.O와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옷은 스타일의 일부일 뿐, 화려한 옷 한 벌에 주목하기보다는 배우가 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조여정씨가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피팅'(의상 제작 과정에서 옷을 입어보는 과정)을 자주 하러 온 결과 완벽한 핏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아보아보가 여성이 지닌 본연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선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체구가 작은 조여정에게 알맞은 핏인데다 그의 동양적인 선을 강조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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