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녘하늘 붉은 태양에 묵은 시름을 태워 버리고…

[머니위크]민병준의 길 따라 멋 따라/서해안 3대 낙조

민병준 여행작가  |  2010.12.26 10:31  |  조회 7142
또 한해가 가고 있다. 이맘때면 가족이나 연인과의 여행 코스를 일몰 감상하기 좋은 곳으로 잡기 마련이다. 일몰은 아무래도 바다로 잠겨드는 모습이 더 끌린다. 세계적인 리아스식 해안을 가진 우리나라 서해엔 일몰이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 아주 많다. 그중에서도 서해에서 대표할 만한 일몰 감상지 세곳을 소개한다.
↑사진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br />
사진아래.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
↑사진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사진아래.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


충남 태안의 안면도는 아름다운 해안이 즐비한 섬이다. 그 수많은 해안과 항구 중에서도 울창한 솔숲을 등지고 10리 가까이 길게 이어진 꽃지해수욕장의 낙조는 서해안 3대 낙조 가운데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낙조 포인트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라 불리는 바위섬 앞이다.

썰물이 되면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로 걸어서 갈 수 있다. 들어가는 길목엔 주민들이 낙지 멍게 해삼 따위를 차려놓은 좌판대가 두엇 있다. 운전하지 않는다면 간단히 소주 한잔 곁들이며 노을 감상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잘 어울리는 '꽃지'라는 예쁜 이름은 모래밭에 붉은 해당화가 많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태안지역 일몰시각은 12월 마지막 주말인 25일(금)은 오후 5시24분, 마지막 날인 31일(금)은 5시28분.

꽃지해수욕장 일몰 감상뿐만 아니라 안면도 입구의 안면대교부터 최남단인 영목항까지 해안도로를 드라이브를 하면서 여러 명소를 만날 수 있다. 시끌벅적 항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백사장항, 안면송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자연휴양림 숲길 산책 후 선사시대인들의 유물을 모아놓은 패총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교통 서해안고속도로→홍성 나들목→96번 지방도→천수만방조제→77번 국도→안면도→꽃지해수욕장<수도권 기준 2시간30분 소요>

●숙식 꽃지해수욕장 인근에 안면자연휴양림(041-674-5019, www.anmyonhuyang.go.kr), 리솜오션캐슬(041-671-7000, www.resom.co.kr), 페스티발(041-673-9255), 몽산포펜션(011-713-4640), 마린모텔(019-428-3136), 장밋빛인생(016-425-5865), 신데렐라(041-673-7611), 목신의오후(041-673-7703) 등이 있다.

겨울엔 굴밥과 새조개가 별미. 오복정(041-673-8001) 등에서 굴밥을 차린다. 1인분 8000~1만원. 백사장항의 백사장수산물회센터(041-672-6782), 수성수산(019-673-4575) 등에서 새조개를 맛볼 수 있다. 1kg 4만원 내외.

●참조 태안군청 대표전화 041-670-2114


변산반도 채석강
퇴적층 해안절벽 물들이는 저녁노을 일품

변산반도 서쪽 끝에 걸린 채석강은 '서해의 진주'로 불리며 변산반도 해안 경치 중 으뜸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서해가 호수였던 약 7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층이 파도에 깎이면서 이루어진 해안절벽이 압권이다.

채석강 주변에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가장 인기 있는 포인트는 역시 채석강 그 자체다. 수십만년간 켜켜이 쌓인 바위 틈새로 붉은 노을이 비껴오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물때만 맞으면 채석강 펑퍼짐한 갯바위를 거닐며 노을에 물든 절경을 가까이서 감상하고 파도가 뚫어놓은 해식동굴도 들어가 볼 수 있다. 변산반도 일몰시각은 25일은 오후 5시25분, 31일은 5시29분.

변산반도는 볼거리도 많다. 특히 변산반도의 정신세계를 지켜온 내소사는 겨울에도 빛나는 절집이다. 변산반도는 다설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일주문에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에 눈꽃이 만발한다. 파란 나무숲과 하얀 눈의 조화가 감동적이다. 흰 눈 내려앉은 나지막한 돌담과 삼층석탑도 정겹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 스님들과 마을 사람들이 당산제를 지낸다는 '할아버지 당나무'도 온몸을 하얗게 단장하고, 화려하면서도 소탈한 멋으로 잘 알려진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의 꽃창살 문양도 눈밭에 핀 꽃송이가 된다.



●교통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나들목→30번 국도→변산해수욕장→채석강<수도권 기준 3시간30분 소요>

●숙식 채석강과 격포항 주변에 횟집과 숙박시설이 많다. 채석강 주변에 해변파크장(063-583-2850), 해넘이타운(063-582-7500), 채석강비치빌모텔(063-583-3400), 채석산장(063-582-3000) 등이 있다. 격포항엔 소문난조개구이(063-581-4236), 격포채석강횟집(063-581-8818), 해변촌(063-581-5740) 등이 있다. 대부분의 식당에선 백합죽을 차린다. 1인분 1만원 내외.

●참조 부안군청 063-584-4191~9 변산반도국립공원 063-582-7808


강화도 장화리
솔섬 너머로 떨어지는 명품 일몰은 수도권 최고

강화도는 역사적 사연만큼 붉디붉은 노을이 스러지는 섬으로 유명하다. 해질녘 정수사 남쪽의 분오리돈대에서 동막해수욕장과 여차리를 거쳐 장화리로 이어지는 남단의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붉고 아름다운 강화도 낙조를 만날 수 있다. 해안도로 곳곳이 낙조 감상 포인트이지만 그 중에서도 화도면 장화리 솔섬 앞 풍광이 제일 인기가 있다. 솔섬 바로 위로 석양이 떨어지는 겨울이 되면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진을 치고 일몰을 기다린다. 강화도 일몰 시각은 25일은 5시20분, 마지막 날인 31일은 5시24분.

강화도는 섬 자체가 '역사의 보물 창고',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유서 깊은 유적과 유물이 즐비하다. 강화도 북부엔 강화 53돈대 중 가장 대표적인 갑·돈대, 고려 왕조가 몽골에 항전할 때 지었던 고려궁지(사적 제133호), '강화도령'으로 불리던 조선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농사지으며 살던 용흥궁, 그리고 강화지석묘(사적 제137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남부엔 고구려 아도화상이 창건한 전등사,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삼랑산성, 단군 이래로 하늘에 제사를 드리던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469m) 등의 명소가 있다.



●교통 서울→올림픽대로→백석동→305번 지방도→양촌→356번 지방도→초지대교→강화도<서울 기준 1시간30분 소요>

●숙식 장화리 일몰 마을엔 낙조일번지(032-937-8266), 고벵이펜션(032-937-8857), 노을언덕펜션(010-6325-3305) 등 펜션이 많다. 강화읍 관청리의 우리은행 골목에 위치한 비빔국수(032-933-7337)는 40년 전통의 국수집. 1인분 3000원. 초지대교 근처의 대선정(032-937-1907) 메밀칼싹둑이 1인분 6000원.

●참조 강화군청 대표전화 032-93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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