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쓰면 독! 지금 당신의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한가요?

아이소이 이진민 제공  |  2011.07.18 09:20  |  조회 5829
모르고 쓰면 독! 지금 당신의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한가요?

'자외선이 피부의 적'이라는 사실이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닌 만큼 누구나 한두 개씩은 꼭 가지고 있는 자외선 차단제. 썬 로션, 썬 크림, 썬 스프레이, 썬 베이스, 썬 비비크림, 썬 팩트 등 그 종류 역시 날이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햇볕이 뜨거운 여름이면 마트나 로드샵에서 1~2만 원 가량의 자외선 차단제가
1+1로 날개 돋친 듯 팔리기도 하지요. 혹시 여름 한 철 쓰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그저 높은 SPF 지수와 저렴한 가격의 자외선 차단제를 무심코 선택하고 있지는 않나요?

◇ 높은 SPF 지수, 과신하지 말자!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단파장인 UVB와 장파장인 UVA에 노출됩니다. 이 때 인체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은 바로 UVA입니다. UVB는 파장이 짧아 피부 깊숙이 침투하지는 못하고 과다하게 쪼일 시에만 화상, 염증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UVA는 피부 깊숙이 진피까지 파고들어 콜라겐 섬유소와 결합조직에 손상을 주어 피부 노화를 가속화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피부암까지 유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SPF 수치라는 것은 피부에 치명적 손상을 주는 UVA가 아닌 UV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UVA 차단 정도는 PA수치로 알 수 있습니다. 대개 +가 많아질수록 차단기능이 높아지는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PA++ 정도가 적당합니다). 즉 SPF 수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피부가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은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SPF 지수가 15인 제품의 햇빛 차단 능력은 93.3%에 이르고, 차단 지수가 20인 제품은 96%, 차단 지수가 30인 제품은 97.4%, 차단 지수가 40인 제품은 97.5%에 이릅니다. 자외선 차단 지수가 15인 제품과 40인 제품 간의 햇빛 차단 능력 차이는 4.2% 정도밖에 나지 않고, 더욱이 차단 지수 30과 40의 차이는 고작 0.1%밖에 되지 않는 것이죠. 높은 SPF 지수의 차단제를 바르고 지나치게 안심해 태양에 보다 오랜 시간 노출 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SPF 지수가 높든, 낮든 외출 시에는 자주 발라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화상 입는 것보다 자외선 차단제가 더 위험하다?

현재 SPF 지수 높이기 경쟁이 붙은 화장품 시장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화학 성분의 차단제는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방식이 아닌 피부에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자외선을 막습니다. 그런데 이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서 입게 되는 화상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차단제가 자외선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피부 세포의 분자 배열에 변화가 일어나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및 광독성 반응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에 보편적으로 들어있는 성분인 ~신나메이트(~Cinnamate), 옥시벤존(oxybenzone), 벤조페논(benzophenone) 일부 등은 비교적 많은 양이 피부에 침투 되어 알레르기와 면역체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유럽연구에서는 모유에서 이 옥시벤존을 발견하여 태아와 신생아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는 화학 성분 자외선 차단제의 위험성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 합니다. 햇빛에 의한 화상을 막으려다 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지요.

◇ 천연으로 만든 자외선 차단제도 '나노화되면 위험해!'

그렇다면 천연 성분의 자외선 차단 제품은 어떨까요. 천연 화장품 회사의 자외선 차단 제품은 미세한 입자의 색소가 자외선을 반사하거나 산란하는 방법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물리적 방식을 택합니다. 이 때 대개 사용되는 성분은 티타늄 디옥사이드(titanium dioxide, 이산화 티탄)와 징크 옥사이드(zinc oxide, 산화 아연) 인데, 앞서 본 화학성분과 비교했을 때 부작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UVA 로부터 피부를 강력하게 보호해주기도 합니다.

다만 발림성을 좋게 하고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 성분들을 나노화 하면 자외선을 흡수하고 빛을 받으면서 그 성질이 바뀌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폐, 소화기를 통해 몸에 흡수되어 혈관까지 들어가 장기를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지요. 이처럼 천연 성분의 물리적 차단제라도 나노화 된 것을 사용할 경우, 햇빛에 의한 화상을 막으려다 더 큰 질병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백탁'이 있어야 오히려 안전한 자외선 차단제

많은 이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피부에 발랐을 때 백탁 현상(피부가 하얗게 보이는 현상)이 있는 제품은 피하려 합니다. 백탁이 없을수록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정말 안전한 천연 자외선 차단제는 백탁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답니다. 이는 천연 자외선 차단제의 주성분인 티타늄 디옥사이드와 징크 옥사이드가 하얀색 가루 제형이면서 피부 속에 스며들지 않기 때문이지요. 천연 성분의 물리적 차단제에서 백탁 현상을 줄이려면 이 성분들을 나노화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앞서 언급했던 위험성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보통의 백탁 현상 없이 매끈하게 스며드는 자외선 차단제는 화학 성분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앞서 살펴보았듯 성분자체도 위험할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자외선 차단 능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화학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일단 자외선을 흡수하고 그것을 열에너지로 전환시켜서 배출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자외선 차단 정도가 약해지는 것이지요.

◇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할까?
만약 자외선 차단제가 햇빛으로 인한 화상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완벽하게 예방해주고, 수 시간이 지나도 피부에 효과적으로 남아 있으면서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었을 때 해로운 성분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것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올바로 알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SPF 수치가 아닌 성분을 보고 고르세요. 옥시벤존, 벤조페논(일부), ~신나메이트 등의 유해 화학성분이 들어있진 않은지 살펴보고 둘 째, 티타늄 디옥사이드, 징크 옥사이드와 같은 물리적 성분이 들어있다면 나노화가 되진 않았는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그 어떤 자외선 차단제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옷과 모자, 그늘 등으로 피부를 가려서 직접적으로 자외선에 노출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요.

최근 자외선 차단제가 계절을 초월하여 생활필수품이 된 만큼, 이젠 단순히 높은 SPF 지수나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고르지 말고 그 성분을 꼼꼼히 따지고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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