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미 넘치는 ‘여름 강’ 사랑에 빠지다

[머니위크]민병준의 길 따라 멋 따라/내린천 래프팅

민병준 여행작가  |  2011.08.14 11:14  |  조회 7918
강원도 내린천은 매력적인 강이다. 오대산(1563m) 서쪽 을수골에서 발원해 홍천 내면을 거쳐 인제 기린면 내부를 관통하며 소양강으로 불리기까지 흘러가는 70km의 물줄기는 대부분 경치가 빼어나다. 짙은 숲에서 흘러내려오는 계류는 맑고, 바위 벼랑을 감돌아 흐르는 강변 풍광은 아름답다. 이런 여름날, 이 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남도의 섬진강이 순한 '봄 강'이라면, 강원도의 내린천은 남성미 넘치는 '여름 강'이다. 내린천은 피서를 즐기며 여름 추억을 쌓기에 더없이 적합한 강마을도 많이 품고 있다. 이런 강마을에 며칠 머물며 물놀이, 낚시 등을 즐기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뿐만 아니다. 내린천과 그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도 많다. 래프팅, 번지점프, MTB, ATV…. 이 중에서도 내린천의 아름다운 속살을 제대로, 그리고 가장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건 바로 래프팅이 아닐까. 또한 태양의 계절에 거센 물살을 헤쳐 나가며 즐기는 래프팅은 더위를 쫓는데도 최고다.

우리나라 최고 래프팅 대상지

내린천은 전국 최고의 래프팅 대상지다. 역사는 원조인 한탄강보다 짧지만 매년 여름에만 20만명 이상이 찾아오는 래프팅 명소로 인정받고 있다. 내린천 유속은 국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급류 난이도는 평균 2~3급을 유지하고, 비온 뒤엔 4~5급에 이르는 강한 급류도 만날 수 있다. 장마가 길고도 길었던 올해엔 비가 많아 보통 3~4급 정도의 난이도를 보이고 있다. 래프팅 코스의 급류 난이도는 1급부터 6급까지인데, 숫자가 클수록 난이도가 높다.

내린천의 난이도가 중급 이상인 3~4급 코스도 있다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래프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노 젓는 법을 비롯한 기초기술과 안전교육을 받은 뒤 고무보트에 몸을 실으면 안전하게 내린천 속살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무보트 노 헬멧 구명조끼 등 래프팅에 필요한 장비들은 모두 레저업체에 갖추어져 있다.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은 하류부터 중류를 거쳐 상류까지 여러 군데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이며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하류의 인제읍 고사리 구간. 흔히 '피아시계곡'이라 부르는 구간을 끼고 있는 6km 코스다. 내린천의 대표적인 난코스로 이어지는 피아시계곡을 지나는 코스는 그리 길지는 않아도 강렬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어서 항상 인기다. 수량이 적을 때도 이 코스에선 언제든지 고무보트에 몸을 실을 수 있다.

래프팅 도착지점인 밤골쉼터 주변엔 수십개의 래프팅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예약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맘에 드는 업체를 골라 신청을 하면 된다. 래프팅 출발지점은 좀더 상류로 올라간 원대교 앞 내린천수변공원이다. 이곳엔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하는 모든 업체가 파견 나와 있어 현장 접수를 받고 있다. 샤워 시설도 갖춰져 있다.

고무보트를 타고 엿보는 내린천의 속살

래프팅은 여러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거센 물살을 헤치며 바위와 여울 등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레포츠다. 따라서 협동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대교 래프팅 출발지에 도착하면 먼저 조교의 구령에 따라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다음 노젓기, 방향전환, 물에 빠졌을 때의 대처법 등에 대해 10여분 설명을 듣고 고무보트에 몸을 싣는다.

내린천에서 가장 대중적인 이 코스는 큰 급류를 4~5번 만난다. 출발하자마자 급류와 만나기 때문에 여느 강과 달리 곧바로 긴장을 해야 한다. "양현, 앞으로!" "우현, 앞으로!" "좌현, 앞으로!" 모두들 조교의 구령에 맞춰 노를 저으며 물살을 헤쳐 나간다. 튀어 오르는 물방울에 온몸이 젖어든다. 여울을 벗어나자 다소 여유가 생긴다. 강물을 몇굽이나 돌았을까. 암벽 사이의 아담한 모래톱이 보인다. 보통 때라면 접근하기 어려운 모래톱에 고무보트를 대고 잠시 숨을 고른다.

고무보트는 잠시 후 모래톱을 떠나 다시 계류를 따라 흘러간다. 피아시 구간에 들면 3개의 급류가 500m 정도 사이를 두고 연달아 나타난다. 물살이 빨라지면 긴장감이 흐른다. 고무보트가 물살에 심하게 흔들린다. 모두 노를 굳게 잡고 조교의 구령을 따른다. "하나, 둘, 셋!" 급하게 흐르는 물살과 정신없는 싸움이다. "우현, 앞으로!" "좌현 앞으로!" 온몸에 물이 흥건하다.

몇번의 짜릿한 스릴 뒤 다시 물살은 순해진다. 피아시 구간을 벗어난 것이다. 이번엔 여유롭게 옥빛 강물 따라 흐르며 둘러보는 내린천 풍경. 참 좋다! 한여름의 무더위는 저만치 사라지고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강물 따라 흘러간 듯 심신이 산뜻하다. 이게 내린천 래프팅의 매력이다.

급류·소용돌이 많아…안전수칙 반드시 지켜야

그렇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주의점이 있다. 내린천 강물은 웬만한 강이 따라오기 힘든 급류다.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구간도 많다. 따라서 래프팅이든 물놀이든 반드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행복한 여름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내린천 래프팅 명소인 고사리엔 송강카누학교(033-461-1659), 우주레저(02-599-5887), 다이나믹캠프(033-462-8874), 인제레포츠(033-461-9885), 가자설악래프팅(033-462-3981) 등 수십개의 업체가 성업 중이다. 참가비는 1인당 2만5000~3만원.


여행수첩

●교통 ▲서울→6번 국도→양평→홍천→44번 국도→인제→합강교→31번 국도(현리 방면)→원대리 수변공원 ▲서울춘천고속도로→동홍천 나들목→44번 국도→인제→합강교→31번 국도(현리 방면)→원대리 수변공원 <수도권 기준 2시간 30분 소요>

●숙식 인제 읍내에서 합강교를 건너면 크게 휘돌아가는 굽잇길에 노루목산장(033-461-1966)이 있다. 좀더 들어가면 내린천큰마당(033-461-5926), 산촌함흥냉면(033-461-2713), 순개민박(033-461-6941), 고려성황토민박(033-462-4749), 흐르는강물처럼민박식당(033-462-8039), 산좋고물좋은펜션(033-461-9451) 등이 있다. 래프팅 종점 지역인 고사리엔 고새골황토펜션(033-461-4593), 리버퀘스트펜션(033-463-3515) 등이 있다. 내린천 주변에 식당이 여럿 있다.

●참조 인제군청 대표전화 033-461-2122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

읽어볼 만한 기사

  • image
  • image
  • image
  •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