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떠나면 딱인 '사과꽃축제' 고장은?

경북 영주시 만개한 사과꽃 한창..훈훈한 시골인심 느낄 수 있어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2.05.10 07:00  |  조회 3720
'영주 사과'하면 '강화 인삼'이나 '나주 배' 같은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영주가 정말 사과로 유명했던가 반문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주는 국내 어느 지역보다 사과 맛이 뛰어난 곳이다.

영주에서는 10여가지의 다양한 인기 사과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영주에서는 10여가지의 다양한 인기 사과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7월 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녹색 빛깔의 아오리(쓰가루)부터 가을 말에 재배해 냉장보관만 잘하면 다음해 여름까지 먹을 수 있는 부사까지 모두 영주의 대표 사과 품종이다. 크고 모양이 예뻐 추석 차례상에 많이 올리는 홍로나 신맛이 강해 비타민C사과로도 불리는 홍옥, 이름처럼 달콤하면서 신맛이 적당한 시나노스위트에 이르기까지 영주는 대표적인 사과 품종 10여 종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영주가 이처럼 사과로 유명한 것은 최적의 입지조건 때문이다. 소백산 남쪽에 위치해 풍부한 일조량과 성숙기의 일교차, 깨끗한 공기와 오염되지 않는 맑은 물 덕분에 당도가 높고 맛좋은 사과가 생산된다. 국내에서 사과가 유명한 지역이 여럿 있지만, 전국 생산량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로 사과 과수원의 분포가 넓고 워낙 다품종을 재배하기 때문에 7월부터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사과가 출하된다.

◇ 도시 아이들이 처음 만난 사과꽃
사과꽃
사과꽃
이런 영주에는 요즘 도시 아이들이 밀려들고 있다. 영주시 봉현면 유전리 ‘꽃피는 산골광장’에서는 지난 6일 ‘영주 봉현명품 사과꽃축제’를 개최했다. 영주시청에서 초청하고, 1대1 여행정보 제공 업체인 투어토커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70여명이 무료로 참여했다.

이날 참여자들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과 젊은 커플, 단짝 친구, 조부모를 동반한 대가족까지 다양한 멤버로 구성됐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과밭으로 향하는 방문객들은 곧 만나게 될 사과꽃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도시에서는 사과꽃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축제장 일대는 온통 사과밭이었다. 과수원에는 새하얀 사과꽃이 만개해 있었다. 사실 도시 사람들은 사과꽃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사과를 재배하는 과수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사과 재배 농가들은 더 맛있는 사과를 얻기 위해 꽃이 피기 시작하면 주요 가지에서 자라는 4~5송이를 빼고 모두 따낸다. 그렇게 엄선돼 피어있는 꽃들은 생채기 하나 없이 고운 자태 그 자체였다. 영주 일부 농가에서는 이러한 사과꽃을 함께 따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사과 더 주세요" 축제장을 찾은 아이들
"사과 더 주세요" 축제장을 찾은 아이들
◇ 넉넉한 시골 인심, 잔치야? 축제야?
영주 사과꽃 축제장은 정겨움이 넘치는 동네잔치를 연상케 한다. 각 마음별로 음식을 마련해 이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과 함께 나눴다. 고기와 술떡, 부침개, 막걸리 등이 푸짐하게 차려졌다.

사과잼이나 사과떡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많이 집어 먹는다고 눈치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냉장고와 냉동고에 보관해뒀다가 막 꺼내온 시원한 사과를 즉석에서 잘라 내놓은 것을 아삭아삭 씹어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시식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로 영주의 인심은 차고 넘쳤다.

◇ 아이와 함께 찾으면 더 좋은 영주
영주는 가을철이면 인근 부석면에서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읍까지 이어지는 14km 도로가 온통 사과밭길이 된다. 청과상이 대형차를 몰고 오기도 하고 좋은 사과를 산지 가격으로 구매하기 위해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사과 1상자는 15kg 단위로 포장돼 출하되지만, 원한다면 5kg도 10kg도 살 수 있다.

영주시는 서울에서 차량으로 3시간 거리에 위치해 비교적 가깝고,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도 자주 운행하고 있어 방문하기가 어렵지 않다. 부석사와 소수서원, 선비촌 등 인근에 관광명소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로 찾기에 제격이다.

영주 사과꽃 축제를 둘러보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로 마무리한다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만족할 만한 여행이 될 것이다.

배움과 즐거움이 있는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사진=이지혜 기자)
배움과 즐거움이 있는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사진=이지혜 기자)


영주시에서 초청한 영주사과꽃 체험방문단, 서울경기 지역에서 70여명 사람들이 무료여행의 행운을 누렸다 (영주=이지혜 기자)
영주시에서 초청한 영주사과꽃 체험방문단, 서울경기 지역에서 70여명 사람들이 무료여행의 행운을 누렸다 (영주=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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