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떴다" 완판녀 브랜드의 경제학

고소영·김남주 등 스타 브랜드 론칭 봇물…롱런은 아직 시기상조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3.09.11 06:00  |  조회 21963
KOSOYOUNG/사진제공=CJ오쇼핑
KOSOYOUNG/사진제공=CJ오쇼핑
고소영과 김남주. 그레이스 캘리와 제인 버킨.

여배우라는 사실 외에 이들은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일명 '완판녀(드라마나 영화에 착용하고 나온 옷이나 핸드백의 매진 판매를 유도하는 여배우)'로 불리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로 패션업계를 긴장시킨다는 것이다. 해당 제품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구입 문의가 폭주하며 패션 스타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키우고 있다.

◇완판녀 브랜드, "언니들이 뜨면 판매도 쑥쑥"

배우 김남주는 최근 이탈리아 액세서리 브랜드 자넬라토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진행해 자신의 이름을 딴 '포스티나 바이 김남주' 컬렉션을 선보였다.

'포스티나 바이 김남주'는 송아지 가죽 핸드백으로 148만원짜리다. 김남주가 가방 색상과 소재를 직접 골라 그린·레드·와인·네이비·블랙 등 5종을 출시했다. 김남주는 뱀피 모양의 프린트를 적극 사용하자며 제작 아이디어도 많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넬라토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편집숍 엘본더스타일 관계자는 "김남주가 핸드백 론칭 행사에서 직접 들고 나온 레드 제품 문의가 가장 많은 편으로 블랙도 인기가 높다"며 "아직 완판은 아니지만 기대이상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고소영이 지난 2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선보인 의류 브랜드 'KOSOYOUNG(고소영)'도 요즘 잘나가는 완판녀 브랜드다. 고소영은 직접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맡으며 사실상 브랜드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KOSOYOUNG 제품은 블라우스 50만~60만원, 원피스 100만원, 코트 150만원으로 비교적 고가이지만 최근 드라마나 영화 시사회에 다른 여배우들이 많이 입고 나오며 입소문도 높아지고 있다.

KOSOYOUNG 관계자는 "가격대가 비싼 편이어서 완판을 기록한 제품은 아직 없지만 김혜수나 수애 등 연예인들이 착용한 제품은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옥타곤걸(격투기 대회 라운드 걸) 출신의 방송인 강예빈도 최근 가방과 속옷 브랜드 픽시온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예빈이 제품 기획부터 제작, 판매까지 직접 참여한 속옷은 홈쇼핑방송에서 1시간 만에 8억원 어치가 팔렸다.

이밖에 배우 고현정도 리엔케이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 'K라인'을 공동 개발해 리엔케이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2~3년이면 수명 끝, 롱런 브랜드 나올까 관심집중
포스티나 바이 김남주 컬렉션/사진제공=엘본더스타일
포스티나 바이 김남주 컬렉션/사진제공=엘본더스타일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완판녀 브랜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스타의 명성으로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독자 브랜드보다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해 완판녀 브랜드를 선호한다. 스타 입장에서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릴 수 있어 양쪽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 연예인과 패션업체들이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 대세"라며 "특히 고소영이나 김남주처럼 A급 연예인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어 업체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완판녀 브랜드가 아직 한국에서는 롱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년전부터 홈쇼핑을 중심으로 수많은 스타 브랜드들이 탄생했지만 2~3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가 부지기수다.

또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타 브랜드는 주로 스타의 지명도에만 의존하다보니 잠깐 떴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스타들이 제품 수정 작업까지 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관련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여서 앞으로 롱런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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