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모르는 장동건, 현빈, 하정우의 공통점은?

[속닥속닥]광고경쟁에 모델료 '쑥쑥'… 광고 안한 업체 되레 문닫아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3.11.20 15:52  |  조회 105831
왼쪽부터 코오롱스포츠 모델 장동건, 이젠벅 모델 씨스타와 서인국, 밀레 모델 하정우/사진제공=각업체.
왼쪽부터 코오롱스포츠 모델 장동건, 이젠벅 모델 씨스타와 서인국, 밀레 모델 하정우/사진제공=각업체.
장동건과 김남길, 현빈, 하정우, 정우성의 공통점은?

인기 남성스타라는 것 외에 딱히 떠오는 공통점이 있으신가요?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모델이라는 점입니다. 며칠 전 한 인기 예능프로그램 오프닝 광고에 이들 모델들이 한꺼번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10여편에 달하는 광고의 절반 이상을 아웃도어 광고가 휩쓴 것이지요.

예능프로그램뿐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와 가요 프로그램에도 아웃도어가 주요 광고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23개 중 20개가 TV 광고를 하고 있답니다. 4개 아웃도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A사는 3개 브랜드에 대해 각각 다른 모델을 써서 TV 광고를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소비자들은 누가 어디 브랜드 모델인지 구분하기 힘들고 눈만 피곤합니다. 광고 방식도 천편일률적이어서 알록달록한 아웃도어 의류를 입고, 뛰고 달리는 내용 일색입니다.

아웃도어 업체들도 고충이 남다릅니다. 경쟁사가 광고 물량을 쏟아 붓는데 우리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선보인 B업체 아웃도어 브랜드는 스타 모델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됐지만 1년도 안 돼 매출 부진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아무리 '부르는 게 값'이라 하더라도 경쟁사보다 잘 나가는 모델을 잡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잘 나가는 스타들은 이미 아웃도어 모델을 꿰차고 있어 파급력 있는 새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마치 7~8년전 건설사마다 아파트 광고모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시절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최근 아웃도어 광고는 남녀 모델을 함께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은 2배라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A급 여성 모델이 자신과 동급인 유명 남자 모델을 발탁하지 않으면 모델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놔 더욱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 조합을 맞추다보니 모델 비용이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아웃도어 업계의 스타 마케팅이 과열 양상을 보인 것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모델들의 몸값만 높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 문제입니다. 비싼 모델료는 결국 아웃도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떠안는 부담입니다.

이제라도 아웃도어 업계가 광고의 거품을 빼고 품질이나 사후관리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 많던 아파트 광고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전례로 볼 때 위기를 대비하는 아웃도어 업체들의 현명한 궤도 수정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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