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 전문점, 매출은 '펄펄' 수익성은 '적자' 왜?

GS왓슨스 영업손실 100억원, 올리브영은 적자 전환…신세계 분스는 신규출점 전면 보류

송지유 기자, 민동훈 기자  |  2014.04.15 05:50  |  조회 19281
헬스뷰티 전문점, 매출은 '펄펄' 수익성은 '적자' 왜?

유통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통했던 헬스·뷰티 전문점이 영업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 등 업계 1·2위 업체들이 연간 수 십 억원씩 적자를 내는가하면 롯데 롭스와 신세계 분스 등 후발주자들도 실적이 신통치 않아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혔다.

헬스·뷰티 전문점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잡화, 음료 등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다. 최근 3∼4년간 평균 30% 이상 시장 규모가 늘었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인데다 할인 경쟁과 비싼 임대료 등 악재가 겹치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1위 올리브영도 적자…GS왓슨스는 영업손실 100억=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헬스.뷰티 전문점 1위인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69억원, 2012년 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주는가 싶더니 지난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2011년 2119억원에서 2012년 3075억원에 이어 지난해 4578억원으로 평균 40∼50%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적자는 더욱 의외다.

GS왓슨스는 사정이 더 안 좋다. 이미 2012년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인데 이어 지난해는 99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지난해 8월 홍콩왓슨스와 GS리테일(지분 50대 50)이 각각 100억원씩 유상증자에 나서며 긴급자금을 수혈했지만 실적 악화는 막지 못했다.

GS왓슨스는 매출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911억원으로 전년 855억원 대비 6.5% 성장에 그쳤다. 2010년 512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1년 753억원으로 47% 성장한 것과는 비교할 때 성장이 한계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A업체 관계자는 "올리브영과 왓슨스 점유율을 합치면 헬스뷰티 전문점 시장의 80%가 넘는데 이들 1.2위 업체들이 적자를 내는 것은 시장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경기 상황이나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투자를 강행한 것이 손실의 주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 가세…시장 규모 커졌지만=헬스·뷰티 전문점 시장은 지난해말 매출은 7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2010년 2000억원, 2011년 3300억원, 2012년 5000억원으로 기본적인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2 신세계 분스와 지난해 롯데 롭스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며 장밋빛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업체 간 경쟁도 한결 치열해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명동과 강남역, 홍대입구 등 유동인구가 많은 노른자위에 매장을 내야 해 비싼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이라는 평이다.

B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의약품을 파는 매장이 많지 않은데다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숍과 경쟁하는 사업 구조"라며 "1년 365일 50% 할인을 하는 브랜드숍과 경쟁에서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분스가 기대 이하 수익을 내자 신규 출점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반면 롯데는 현재 10개인 롭스 매장을 연내 30개까지 늘리며 반대 행보를 예고했다. 롭스 관계자는 "사업 초기인 만큼 다양한 상권에서 사업 기회를 잡을 예정"이라며 "당장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중장기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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