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안 뜨니 '립스틱 효과'도 증발

[패션뷰티 속닥속닥]'천송이 립스틱' 후 완판제품 실종…'핫'한 여주인공 부재에 울상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4.06.11 15:44  |  조회 49420
사진제공=LG생활건강
사진제공=LG생활건강
최근 수년간 뷰티업계에 '드라마 립스틱' 신드롬이 뜨거웠습니다. 인기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사용한 립스틱이 잇따라 품절됐기 때문입니다. 일명 '윤은혜 립스틱', '송혜교 립스틱', '전지현 립스틱'으로 불린 이들 제품은 드라마에 나오면서 주문이 폭주해 최소 한 달은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배우 전지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바른 프랑스 S사의 립스틱은 드라마 초반 잠깐 노출됐을 뿐이었지만 백화점 매장은 물론 면세점에서도 모든 색상이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 해는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았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어 립스틱 시장은 그저 조용합니다. 돌풍을 일으킨 전지현 립스틱 이후 4개월이 흘렀지만 이 인기를 뒤 이을 후속작은 없는 상황입니다.

통상 여름은 기초 제품보다 색조 메이크업 제품이 잘 나가고, 휴가철을 앞둔 6월부터는 화사한 컬러의 립스틱 제품이 많이 팔립니다. 업계에서는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 립스틱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바로 TV 드라마에서 찾고 있습니다.

최근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TV까지 통틀어 화제의 드라마가 한편도 없는데다 이렇다보니 소위 '핫'하다고 꼽히는 여주인공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중 여주인공의 스타일이나 메이크업 자체가 화제가 된 경우도 없습니다. KBS드라마 '빅맨'에 출연 중인 이다희가 바른 립스틱이 완판(매진)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지만 기존 히트작과 비교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여배우와 립스틱은 마케팅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에 PPL(간접광고) 노출이 가장 많은 제품"이라며 "립스틱은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사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수 있고, 메이크업을 마친 여배우의 얼굴에서 컬러가 부각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배우 립스틱은 매출 효과도 즉각 나옵니다. 일례로 LG생활건강의 메이크업 브랜드 '보브' 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클라라는 지난 3월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보브의 오렌지색 립스틱을 사용하는 사진을 올렸는데요. 당시 전달 대비 매출이 163% 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드라마 대작이 없는 상황에는 마케팅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뷰티업계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스타 마케팅을 배제한 다양한 기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언제까지 드라마 흥행에만 의존할 수 없어 인기 드라마 공백기를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여름 시즌에는 립스틱보다 가볍게 쓸 수 있는 립글로스를 SNS를 통해 입소문을 내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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