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되는 패션 공식…"여름철, 이것만은 피해라"

[나영훈의 TABLE⑦]훈남 아니더라도 흔남 되고픈 남자에게 알려주는 여름 패션 팁

머니투데이 스타일M 나영훈 칼럼니스트  |  2014.07.15 10:11  |  조회 5606
한국 남성에게 필요한 혹은 필요해질 문화, 패션,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을 표현하는 'Table'. 이 칼럼의 대화가 남성을 넘어 우리 모두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해야 옷을 잘 입을 수 있는가'다. 참 어렵다. 패션은 주관적인 것이라 누군가는 좋아하고 싫어하기 마련이다. 차라리 최악의 요소를 피하면서 기본을 지켜나가는 게 여러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 이제 제대로 여름이 시작됐으니 이번 칼럼에서는 여름철 피해야 할, '훈남'까진 아니더라도 '흔남'은 될 수 있는 여름 패션 공식에 대해 다룬다.

1. 반팔 셔츠 안 속옷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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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아저씨 패션'이라 여기는 반팔 셔츠 안에 속옷 조합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민망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부른다. 이는 긴팔 셔츠도 마찬가지다. 비치는 소재의 여름 셔츠 안에 속옷을 따로 입는 것은 도대체 누가 시작한 걸까? 요즘이야 많이 보이지 않지만 아직 젊은 남자들 중에는 셔츠 안에 슬리브리스 티셔츠를 입는 경우가 많다. 만약 셔츠를 보호하면서 뭔가를 입고 싶다면 차라리 반팔 티셔츠를 입어라.

그리고 셔츠는 품이 조금 여유 있는 것을 고를 것. 티셔츠도 타이트하고 셔츠도 타이트하면 이게 여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정도로 보는 사람이 답답하다. 가장 좋은 건 셔츠 하나만 입는 것이다. 소매를 무심히 접어 올려 입으면 그보다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스타일은 없다.


2. 무릎 위 과도하게 올라간 스키니 반바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남성복이 과거보다 발전하고 있지만 꼭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남성들이 스키니 팬츠를 즐기기 시작한 이후로 최근에는 스키니 반바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민망한 이 아이템이 버젓이 상품으로 만들어져 팔리는 게 신기할 따름인데, 젊은 남자들이 꽤 입는 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스키니 반바지를 즐겨 입는 남자들의 의도는 날씬하게 보이기 위함이라는데, 이 아이템은 오히려 종아리를 부각하고 답답해보인다. 반바지는 어느 정도는 여유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편하다.

수영장이나 바다가 아닌 이상, 허벅지 중간까지 올라간 숏팬츠를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상 속에서 남자는 드러내기보다 감출수록 더 섹시해보인다. 말끔한 더블 슈트룩이 남자들의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 예다. 과도하게 짧은 반바지는 그저 바지를 잊고 외출했다거나 수영하러 가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다. 그리고 이 차림은 생각보다 꽤 민망하다. 아무도 처음보는 남자의 허벅지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반바지는 무릎 정도의 길이의 살짝 여유있는 핏이 좋다. 패턴과 소재가 다양하니 그런 점에서 차별을 줄 것. 솔리드 패턴의 면바지가 지겨워졌다면 도트나 스트라이프 패턴의 셔츠, 피케셔츠와 스타일링해 경쾌함을 더해보자.

3. 슬리브리스인지 속옷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머니투데이DB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머니투데이DB
민소매 티셔츠는 남자들이 입기에는 조금 민망한 아이템이다. 아무래도 여자들처럼 겨드랑이 제모를 하지 않기 때문. 물론 '털이 적게 났다'거나 혹은 '뭐 어때?'라며 민소매 티셔츠를 거리낌없이 입는 남자들도 있다. 그런데 남자들이 입는 민소매 티셔츠는 생각보다 꽤 '없어' 보인다.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는 민소매 티셔츠는 어깨 부분의 넓이가 좁은데, 이는 어깨가 넓은 남자라도 조금 초라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덕분에 좁은 어깨가 아니더라도 민소매 차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괜히 짠해 보이게 한다.

너무 더워서 민소매 티셔츠를 꼭 입어야한다면 반소매 티셔츠의 소매부분만 잘라낸 듯한 넓은 민소매 티셔츠를 추천한다.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최근 이 디자인의 민소매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어깨가 넓게 디자인된 제품은 최대한 민망한 부분은 가리고 적당한 노출로 어깨를 넓어보이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활동성과 통풍이 좋아 여름에 유용하게 착용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 언급한 세 가지만 피해도 올 여름 비호감을 비켜갈 수 있다. 물론 시대가 지나면 시각도 변하겠지만 위의 세 가지 요소는 최소 10년 동안은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니 명심하자. 리카르도 티시가 지방시 컬렉션에서 선보인 양말에 샌들 차림도 '세련된 것'으로 인식되기 위해 10년 이상의 오랜시간이 걸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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