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쇼핑하러 왔어요"…'블랙프라이데이' 수천명 북새통

롯데百, 롯데호텔서 행사… 1시간 전부터 수백명 줄서

송지유 기자, 민동훈 기자  |  2014.07.18 16:21  |  조회 26464
롯데백화점 본점이 18일 소공동 롯데호텔 행사장을 빌려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이 18일 소공동 롯데호텔 행사장을 빌려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이 상품은 정상가에서 몇%나 할인된 건가요?", "검정색 말고 파랑색은 없나요?", "이쪽에 있는 것들 정말 모두 만원이에요?"

18일 오전 10시50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은 특급호텔이 아니라 마치 시장통 같았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이날 단 하루만 진행하는 '한여름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에 오전에만 3000여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의 여대생부터 50대 중년남성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행사장은 오전 10시30분 개장하는데 고객들은 1시간 전부터 입구에서 줄을 섰다. 화장품 샘플 800개, 커피 쿠폰 500개 등 롯데백화점이 준비한 고객용 선물은 1시간만에 동이 났다.

행사장 면적은 1120㎡(약 340평). 롯데백화점은 이곳에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라는 행사 콘셉트에 맞춰 선글라스와 양산, 원피스, 바캉스 슈즈, 피크닉 박스 등 다양한 여름 상품을 가득 채웠다. 행사참여 브랜드수만 120여개, 60억원 어치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롯데가 국내 최초로 진행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80여개 브랜드, 50억원 물량)보다도 20% 더 많은 물량이다. 당시 하루 동안 9500여명의 고객이 행사장을 찾고 일부 상품이 조기 품절될 정도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하루 매출도 12억9000만원으로 목표치의 3배를 웃돌았다.

롯데백화점은 당시 행사에서 자신감을 얻고 연말이 아닌 올 여름 때아닌 바캉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준비했다. 판매가격은 정상가보다 30∼80% 낮게 책정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눈물의 땡처리'인 셈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 50대 주부는 "여름 옷을 구경하러 왔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상품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원피스와 남편 샌들까지 샀는데 10만원이 채 안 돼 다른 제품을 더 사려 한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호응해주니 이날 행사장의 직원들도 모처럼 신바람이 났다. 직원들은 상품 정보와 가격을 묻는 고객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활기차게 응대했다. 한 판매직원은 "고객들이 이렇게 많이 몰린 적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대규모 행사여서 몸은 피곤하지만 물건들이 많이 팔려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인기 높았던 품목은 개당 9000원 균일가에 판매한 양산이다. 양산 매대에는 상품을 펼쳐 살펴보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루이까또즈', '빈치스벤치', '시슬리', '브루노말리', '소노비' 등 균일가 상품을 내놓은 잡화 매대에도 고객들이 밀려 들었다. '리스트', '보니알렉스', '숲' 등 1만∼3만원대 상품을 내놓은 영패션 브랜드 매대 앞에는 젊은 여성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롯데백화점의 이날 매출 목표는 6억원. 하지만 행사를 시작한 지 1시간30분만에 2억5000만원 매출을 올렸고, 오후3시 현재 매출 4억원을 돌파했다. 계산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계산대를 급히 추가로 설치하기도 했다.

박찬우 롯데백화점 본점 영업총괄팀 매니저는 "여름상품은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큰 기대를 안 했지만 오히려 오전 매출을 집계해보니 지난해 연말 행사 때보다 20% 많은 매출을 올렸다"며 "불황을 뚫기 위한 대규모 저가 판매전을 더욱 다양하게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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