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업체가 화장품을? 페인트업계, 이색사업 '눈길'

KCC '화장품용 실리콘', 삼화페인트 'IT 솔루션 서비스업'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4.07.22 15:52  |  조회 4611
화장품에서부터 IT솔루션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페인트 업체들이 잇따라 이색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성장한계에 다다른 국내 페인트 시장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어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페인트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 KCC는 최근 화장품용 실리콘 사업에 뛰어들었다. KCC는 이를 위해 영국의 실리콘 업체 바질돈(Basildon)을 인수한 데 이어 'KCC 뷰티'(Beauty)라는 브랜드까지 선보이는 등 이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CC가 만드는 화장품용 실리콘은 '순수한 실리콘'(Pure silicon) 성분으로 구성된 크로스폴리머 블랜드 제품에서부터 주름과 모공 개선, 피지 흡수 등 특수 효과를 내는 크로스폴리머 파우더 제품군까지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샴푸 등 헤어제품을 비롯해 로션, 에센스 등 기초, 페이스파우더, 립스틱 등 색조, 선크림 등 기능성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화장품에 들어간다.

아직 사업 초기지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유니레버 등 국내외 유수 화장품 업체들에 납품하며 연간 300억원대의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KCC측 설명이다.

KCC의 화장품용 실리콘이 적용된 화장품의 모습/사진제공=KCC
KCC의 화장품용 실리콘이 적용된 화장품의 모습/사진제공=KCC
KCC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은 경기와 상관없이 세계적으로 연 4%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커져가는 산업이지만 국내에서 화장품용 실리콘을 제조, 판매하는 곳은 KCC가 유일하다"며 "아직 국내 경쟁상대가 없는 만큼 제품 개발과 출시에 매진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3위권 페인트 업체인 삼화페인트공업은 주력인 페인트 사업 외에 IT솔루션 관련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의 기획부터 개발, 구축, 운영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서비스산업은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삼화페인트는 특유 노하우로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삼화페인트가 특히 유망하게 보고 있는 시장은 최근 모바일, 클라우드 등 첨단 IT시장이다. 이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증대됨에 따라 관련 IT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죈다는 각오다.

이처럼 페인트 전문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기존의 단순한 사업포트폴리오로는 성장 한계가 있고, 외부환경 변화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페인트 업계는 수년째 업체별 시장점유율이 거의 고정돼있는 상황이고 업체들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특별한 이슈가 나오기도 힘든 분야"라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스스로 움직인 업체들과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향후 몇 년 이내 극명한 실적차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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