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잡아라" 롭스 vs 올리브영 자존심 건 불꽃경쟁

가로수길에 3m 거리 두고 나란히 매장 입점…할인경쟁에 고객들 쇼핑 선택폭 넓어져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4.07.29 06:40  |  조회 13603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올리브영 매장(왼쪽 회색 간판)과 롭스 매장(오른쪽 흰색 간판) 전경. /사진=스타일M 배영윤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올리브영 매장(왼쪽 회색 간판)과 롭스 매장(오른쪽 흰색 간판) 전경. /사진=스타일M 배영윤 기자

대학생 장은영씨는 친구들과 강남 가로수길에 놀러갈 때마다 헬스·뷰티 전문점 2곳에 꼭 들른다. 두 매장이 가로수길 초입(지하철 3호선 신사역 방면)에 딱 붙어 있는데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동일 제품이라도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판단돼서다. 면세점보다 싼 제품도 있고, 1+1 행사도 자주한다. 가로수길 매장에만 단독 입점한 제품까지 있어 쇼핑하는 재미가 크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헬스·뷰티 전문점 롯데 '롭스'와 CJ '올리브영'이 치열한 브랜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인만큼 가격 할인이나 공짜 제품 증정은 기본이고, 뷰티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인기 수입브랜드도 제대로 갖춰놓고 있다.

가로수길 두 매장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와 헬스·뷰티 전문점의 원조 격인 CJ가 자존심을 걸고 대결하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롭스 vs 올리브영, 4개월째 '불꽃' 판매 경쟁=이들 매장의 경쟁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당초 올리브영이 있던 매장의 임대 계약이 끝나면서 롭스가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갔다. 롭스는 바로 옆 점포까지 임대해 매장을 대규모로 확장했다.

올리브영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전사적 차원에서 롭스와 경쟁을 선언하고, 롭스 매장과 3m 떨어진 CJ타운 1층 푸드매장을 아예 올리브영으로 바꿨다. 매장 크기만 놓고보면 롭스가 올리브영보다 3배 정도 넓지만 올리브영은 포인트 적립으로 충성도 높은 회원들이 많다.

어느 한 쪽이 월등한 우세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마케팅 공세가 대단하다. 올리브영이 A제품 2개를 묶어 1만3000원에 팔면, 롭스는 해당 제품 가격을 6500원 아래로 낮추며 맞대응 하는 식이다. 롭스가 면세점보다 싼 수입 화장품을 병행수입해서 들여오면 올리브영도 단독 입점 브랜드로 맞불을 놓기도 한다.

◇면세점보다 싼 가격, 소비자들은 즐겁다=고객들은 두 매장의 경쟁이 은근히 반갑다. 가격 할인, 상품 구색 경쟁을 벌이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다.

롭스는 병행수입 브랜드와 코스메슈티컬(피부과 화장품), 유기농 제품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후지필름 계열 화장품인 '아스타리프트'와 '달팡', '르네휘테르' 등은 면세점보다도 싸다.

'라이프 NK', '알티야 오가닉스', '아미니', '블리스', '에보' 등 롭스에만 단독 입점한 브랜드도 많다. 짐볼이나 아령, 매트, 줄넘기 등 아디다스의 피트니스 제품도 단독으로 30% 할인 행사를 벌일 정도다. 직장인 서모씨는 "일부 제품은 면세점보다 싼 값에 판매해 친구들끼리 SNS와 문자로 제품 가격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리브영도 파격적인 할인행사로 고객 지키기에 적극적이다. 매달 매장 앞에 팝업스토어를 설치해 새 브랜드를 정기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한편 프랑스 '이브로쉐' 같은 브랜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로수길점에서만 20%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 닥터브로너스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올리브영 한정판 기획 상품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메이크업 부스를 따로 설치해 다양한 메이크업 시연을 하며 여성 고객들을 맞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두 매장은 필수 쇼핑코스로 꼽힌다. 이 역시 두 매장의 경쟁이 팽팽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롭스 매장을, 일본인 관광객은 올리브영 매장을 더 많이 찾는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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