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주고 산 옷, 더 오래 입는 '노하우'가 있다

[나영훈의 테이블⑩] 아이템별 관리 법, 어렵게 산 옷 오래 유지하는 TIP

머니투데이 스타일M 나영훈 칼럼니스트  |  2014.08.05 10:21  |  조회 19381
한국 남성에게 필요한 혹은 필요해질 문화, 패션,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을 표현하는 'Table'. 이 칼럼의 대화가 남성을 넘어 우리 모두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사진제공=샤인샤이어
/사진제공=샤인샤이어
옷을 잘 입는 방법에는 멋진 디자인이나 좋은 소재의 옷을 구매하거나 스타일링하는 것도 있지만, 옷을 얼마나 잘 보관하고 다루는 지도 포함된다. 패션 아이템은 다양한 소재가 있는 만큼 저마다의 보관 방법도 다르다. 아무리 좋은 캐시미어 코트를 구매했더라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외관은 물론이고 얼마나 오래 입는지가 결정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는 옷을 잘 관리하지 못한다. 고된 하루를 끝내고 와서 옷을 차곡차곡 접어 놓기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옷걸이에라도 깔끔하게 걸어 놓으면 반은 잘 하고 있는 것이니 자책은 말자. 그런 의미로 이번 칼럼은 옷을 잘 관리하고자 하는 반성이자 충고의 글이 되겠다.

◇울, 면, 데님 소재의 '바지' 관리법

/사진=김서룡옴므, 비욘드클로젯, 도미닉스웨이 2014 SS 컬렉션
/사진=김서룡옴므, 비욘드클로젯, 도미닉스웨이 2014 SS 컬렉션
슈트 팬츠는 울 원단이 주요 소재이기 때문에 옷이 예민하고 주름이 잘 생긴다. 착용 후에 걸어둘 때는 바지 밑단을 바지 걸이에 걸어 두고 섬유 탈취제를 뿌려두자. 하루 정도 베란다에 놓아두면 냄새가 빠지고 바지 라인도 어느 정도 유지된다. 특히 귀찮더라도 입은 후에 다림질을 해 놓으면 주름을 펴는 것과 동시에 앉을 때 생긴 무릎 부위를 완화할 수 있다. 다릴때는 바지 밑단을 손으로 당기면서 해야 늘어난 원단이 잡히는 효과가 있다.

면 팬츠는 주름이 잘 생김에도 불구하고 슈트보다 관리에 신경을 덜 쓰기 마련이다. 앞모습은 괜찮을지 몰라도 엉덩이 아래 생긴 여러 개의 주름은 입은 이의 이미지까지 깎아내릴 수 있으니 주의하자. 면 팬츠는 슈트 팬츠와 마찬가지로 섬유 탈취제를 뿌려 거꾸로 달아놓으면 좋다.

다림질을 할 때는 울 소재를 다룰 때 보다 기계의 열을 올려야 한다. 세탁이 가능한 면 팬츠는 4~5번 착용 후에는 꼭 세탁기에 넣도록 하자. 특히 링크 프리(Wrinkle-free)는 절대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원단보다는 덜 주름진다는 것이니 세탁과 다림질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가장 편하고 가장 손 쉽게 입는 팬츠인 데님은 형태 변화가 덜해 가장 관리를 안 하게 되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엄연히 데님도 면 종류의 하나다. 실, 방직 기술 따위가 다르기에 전혀 다른 느낌의 원단으로 느껴지는 것일 뿐이지 데님 또한 관리가 필요하다. 색이 빠지는 현상이나 워싱 디자인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냉동실 사용을 추천한다. 하루 정도 바지를 둘둘 말아 냉동실에 넣어 두면 냄새가 잘 빠진다. 데님은 섬유 탈취제보다 이 방법이 훨씬 좋다. 다만 냉동실에 냄새 나는 것이 있다면 피할 것.

늘어난 데님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배우 김민준이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선보인 '소킹'이라는 방법이다. 소킹은 무릎이나 다른 부위 등 늘어난 데님을 처음 구매했을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형태를 어느 정도 돌려주는 방법이다. 욕조에 60도 정도의 물을 받고 데님을 넣는다. 어디 하나 바깥으로 나오는 부분이 없게끔 하고 1시간 정도를 놔두었다가 꺼내 실내에 거꾸로 달아 놓는다. 처음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줄어든 데님을 확인할 수 있다.

◇남자들의 어깨를 살리는 '재킷' 보관법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남성들의 재킷에는 대부분 어깨에 패드가 부착돼 있는데 이부분의 형태가 잘 유지돼야 재킷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재킷에 알맞은 옷걸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 옷을 구매할 때 옷걸이의 증정 여부를 묻지 않는데, 들고 가기 귀찮더라도 판매될 때 옷이 걸려있던 옷걸이를 요청하자. 세탁소에서 증정하는 얇은 흰색 옷걸이는 어깨 부분을 탄탄하게 유지하지 못 하기 때문에 따로 증정 받지 못 하더라도 면적이 넓은 곡선 형태의 옷걸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섬유 탈취제는 옷에 베인 땀냄새와 다양한 장소에서 묻은 나쁜 냄세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겉옷 관리에 필수다. 아무리 좋은 향수를 뿌리거나 실내 환경이 좋다 하더라도 이동 중에 베인 나쁜 냄새 또는 땀냄새와 섞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옷걸이에 옷을 걸며 가볍게 사용하는 것만으로 쾌적한 옷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또 소매 부분의 주름을 다림질로 펴기 어려운 재킷이나 코트는 섬유 탈취제를 뿌리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캐시미어 같이 물에 약한 소재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니 주의하자.

또 하나 중요한 팁은 외투를 벗어둘 때 안감이 보이게 반으로 접는 방법이다. 별 거 아닌 듯 하지만 꽤 유용한 습관이다. 겉감이 바깥으로 나오게 접으면 오염이나 긁힘 발생 위험이 높다. 나쁜 냄새도 쉽게 벨 수 있다. 안감은 입었을 때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오염이나 긁힘 등으로 수선을 하더라도 티가 나지 않는다.

◇이미지를 결정하는 '구두' 보관법

/사진=나영훈
/사진=나영훈
구두는 가능한한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슈트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슈트리는 구두의 형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요즘에는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슈트리를 사용하면 구두의 외관 유지뿐만 아니라 신을 때도 편하다. 슈트리가 없다면 같은 구두를 이틀 정도 연속으로 신어 구두의 형태를 잡거나 신문지 등 부피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을 넣어 두는 방법도 있다.

슈트리는 보통 나무로 제작된다. 3만원에서 비싸게는 10만원대의 제품도 있다.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가격일 수 있지만 2~3개 사두면 구두를 더 오래 그리고 깔끔하게 신을 수 있으니 투자라고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1000원대 물건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플라스틱 슈트리를 장만할 수 있다. 슈트리의 효과는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일년 후 구두의 형태를 보면 아마 나무 제품을 구매하는 당신을 보게 될 것이다.

사소한 몇 가지 습관이 처음에는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오래 착용할 수 있다면 작은 투자의 귀찮음은 잊게 될 거다. 아끼는 옷을 오래 입고 싶다면 말 그대로 아껴줄 것.

비싸게 주고 산 옷, 더 오래 입는 '노하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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