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슈트를 100만원짜리로 변신시켜 줄 '행커치프'

[나영훈의 TABLE⑫] 당신의 옷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아이템, '행커치프'

머니투데이 스타일M 나영훈 칼럼니스트  |  2014.08.19 09:14  |  조회 9705
한국 남성에게 필요한 혹은 필요해질 문화, 패션,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을 표현하는 'Table'. 이 칼럼의 대화가 남성을 넘어 우리 모두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사진=영화 '싱글맨' 스틸컷
/사진=영화 '싱글맨' 스틸컷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장롱 속 셔츠 뒤로 밀려났던 재킷을 다시 꺼냈다.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보니 처음 살 때만큼의 새로움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 조금 지겹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새로운 재킷을 사고 싶지만 한두푼도 아닌 재킷을 시즌마다 구입하려니 부담감부터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 마주할 땐 행커치프를 꺼낸다. 비비드한 컬러의 솔리드, 네이비 도트 패턴, 페이즐리 무늬 등 다양한 스타일과 색의 행커치프를 선반 위에 나열해놓고 하나씩 번갈아 재킷 주머니에 꽂는다. 아이템 하나만으로 재킷 뿐 아니라 전체적인 룩의 느낌이 달라지니 참 신선하다.

행커치프는 본래 손수건으로 사용하던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손수건으로써의 실용성보다는 옷을 꾸미는 용도로 변했다. 물론 필요할 땐 손수건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한국 남자들은 애초부터 안 하거나, 하더라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아이템으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행커치프는 재킷 외에 수중에 갖고 있는 슈트나 캐주얼 재킷, 심지어 코트에도 할 수 있으니 가격대비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다. 그렇다면 행거 치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사진=티아이포맨
/사진=티아이포맨
우선 구매를 한다면 처음에는 솔리드를 추천한다. 컬러는 화이트. 가장 깔끔하고 무난하면서 큰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컬러다. 보통 남성들이 입는 재킷은 블랙이나 네이비 등 어두운 컬러가 많아 화이트 컬러 행커치프는 큰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소재는 면보다는 실크가 좋다. 면 행커치프은 캐주얼한 느낌이 강해서 슈트 재킷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네모나게 접어서 주머니에 반듯하게 꽂는 모양이 가장 쉽고 보기 좋다. 처음 행커치프를 연출한다면 기술을 부리기보다는 간결한 방법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영화 '싱글맨'의 주인공 조지의 슈트 룩을 보면 말끔한 슈트에 행커치프를 반듯하게 접은 스퀘어 형태로 넣어 정리했다. 이는 캐주얼 재킷에 연출하면 화려함은 덜하지만 깔끔한 포인트가 된다.

행커치프를 접는 방식은 또 무엇이 있을까. 스퀘어 외에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투 포인트'다. '포 포인트' 보다는 화려함이 덜하고 기본적인 스퀘어 보다는 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투 포인트는 솔리드 컬러도 좋지만 도트나 다양한 패턴이 들어간 행커치프로 연출했을 때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단, 행커치프의 형태를 잡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과거 사람들이 했던 것을 정리한 것이므로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재킷에 행커치프를 활용할 때는 컬러 선택이 중요한데, 솔리드 행커치프는 재킷과 같은 컬러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네이비 재킷에 네이비 행커치프를 매치하면 눈에 띄지도 않고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아이템으로 전락한다.

네이비에는 화이트나 레드 같은 전혀 다른 컬러를 사용해야 액세서리로써의 활용도가 확실해진다. 만약 화이트 재킷을 입는다면 흰색을 제외한 컬러가 좋겠다. 네이비나 레드 또는 화려한 패턴이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도트나 페이즐리 문양이 있는 행커치프는 재킷과 같은 컬러라도 문양이 부각되면서 포인트가 된다.

/사진=스타일닷컴
/사진=스타일닷컴
행커치프는 누군가 직접 만나서 알려준다 하더라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어떤 스타일과 컬러가 자신에게 어울리는지는 몇 번의 과정을 거치고 느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피해야 하는 것들은 확실히 숙지해두자.

우선 재킷에 붙어 나오는 행커치프 흉내를 낸 부직포 같은 아이템은 사용하지 말 것.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하더라도 흉내를 낸 것은 오리지널보다 좋을 수 없다. 행커치프는 재킷 주머니에 가득 넣어 볼륨감을 넣기 때문에 모조품으로는 만들 수 없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또한 행커치프의 모양을 잡을 때 너무 바깥으로 크게 보이지 말 것. 너무 크게 스타일링 할 경우 수건 올려 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행커치프도 재킷만큼 깔끔하게 유지해야 한다. 세탁은 물론 다림질로 깔끔함을 유지해야 한다. 액세서리가 더럽다면 오히려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가 나온다.

행커치프는 같은 네이비 재킷이라 하더라도 화이트의 깔끔한 스퀘어 스타일과 레드 페이즐리 무늬의 포 포인트 스타일을 매치하느냐에 따라 전체 분위기를 확연하게 바꿀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행커치프로 옷 입는 재미를 다양하게 느껴보길 바란다.

10만원짜리 슈트를 100만원짜리로 변신시켜 줄 '행커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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