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 대만 진출, '2세 경영' 첫 성과 나왔다

대만 젊은층 공략으로 2000억 시장 잡는다…중국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4.10.29 06:40  |  조회 9682
강준석 블랙야크 글로벌사업본부 이사
강준석 블랙야크 글로벌사업본부 이사
블랙야크가 국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대만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임원으로 승진한 오너 2세 강준석 글로벌 사업본부 이사의 첫 번째 성과물로 꼽힌다. 블랙야크는 대만 진출을 발판으로 중국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이달 대만 의류 유통업체 '고 하이킹'과 블랙야크 주력제품의 독점 판매계약을 맺고 현지 판매에 돌입했다. 올해만 '고 하이킹'의 14개 편집매장에 입점하고, 내년에는 단독매장까지 연다는 복안이다.

특히 정통 아웃도어 의류의 전문성을 살린 '익스트림피크'와 디자인을 강조한 아웃도어 캐주얼 '유컴포트', 스포츠라인 '이얼티메이트', 젊은 세대의 감성을 특화시킨 '네오수트' 등 블랙야크 모든 제품군에 걸쳐 70여종 제품을 대만에서 판매할 방침이다.

블랙야크는 대만의 아웃도어 수요층까지 뒤바꾼다는 전략이다. 현재 대만 아웃도어 시장은 연간 2000억원 규모로 40대 이상 소비자가 주 고객이다. 그러나 최근 대만 내 한류 열풍과 아웃도어 활동 인구 증가로 젊은 층의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에 블랙야크는 20대로 고객들을 확산해 아웃도어 수요의 저변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실제 최근 대만에서 방영된 한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인기몰이로 주인공 조인성이 입고 나온 블랙야크 '이얼티메이트' 제품이 주목받으며 초기 브랜드 인지도 확산도 좋은 분위기다.

조인성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입어 화제가 된 '블랙야크 이얼티메이트 P2XL4재킷'/사진제공=블랙야크
조인성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입어 화제가 된 '블랙야크 이얼티메이트 P2XL4재킷'/사진제공=블랙야크


블랙야크 관계자는 "대만에 진출한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는 유럽 중심으로 디자인이 약하다"며 "반면 블랙야크는 젊은 층에 특화된 감각적인 디자인 제품이 많고 소비자 체형도 유럽 브랜드보다는 블랙야크가 잘 맞아 인기몰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 대만은 자전거 등 아웃도어 장구류 시장은 성숙했지만 의류 부문은 아직 미개척 영역이라는 평가다.

특히 강 이사는 대만 진출의 기획 단계부터 계약 체결까지 꼼꼼히 챙겼다는 후문이다. 창업주인 강태선 회장의 장남인 강 이사는 올해 글로벌사업본부 임원으로 승진해 현재 1000억원대 해외 매출을 2020년까지 2조원으로 키우기 위한 중책을 맡았다.

블랙야크는 국내사업은 강 회장이 맡고, 강 이사는 미래 성장동력인 해외 사업을 전담하는 식으로 사업을 펴고 있다. 대만 진출은 이 같은 '오너 2세 경영'의 첫번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블랙야크는 대만 진출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 등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중국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500만명 이상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질적 구매력이 있는 중국인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블랙야크가 인천공항 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단독 매장을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블랙야크는 1998년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냈지만 중국 매출은 지난해 600억원 수준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블랙야크가 대만에서 쌓은 노하우로 중국 사업도 늘릴 경우 해외 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이후 미국시장 진출도 관건인데 이런 신성장 동력을 강 이사가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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