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 알아두면 좋은 남녀의 생물학적 특징

[김정훈의 썸㉔]남녀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연애에서 편하다

머니투데이 스타일M 김정훈 칼럼니스트  |  2014.11.13 10:22  |  조회 174286
썸. 묘한 단어가 등장했다. 짜릿한 흥분과 극도의 불안감이 공존하는 롤러코스터 마냥, 탈까 말까 망설여지기도 하고. 간질 간질. 정체를 알 수 없는 간지러움에 마냥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사랑만큼 떨리지만 이별보다 허무한 '썸'. 그리고 편식남 편식녀를 비롯한 그 밖의 다양한 '썸'에 대한 연애칼럼니스트 김정훈의 토킹 릴레이.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불이 나면 왜 여성을 먼저 대피시켜야 하죠? 여자를 무조건 약자로 분류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이 강의실에 있는 남성들 중 여자 역도 선수와 팔씨름을 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학교 1학년때 여성학 강의에서 들었던 말이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까지 사회화 및 성역할분배와 관계시키는 논리가 실생활에 적용시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물론 페미니즘이 예전에 비해 친숙해졌고 양성평등 역시 유년기부터 교육받곤 있지만, 그것은 구조적으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는데 기인할 뿐이다. 실생활은 다르다. 특히 연애의 상황에선. 여성과 남성의 성역할에 차이가 없음을 외치는 남자가 얼마나 매력있을까? 위급한 상황에서 여자를 내버려두고 혼자 도망가는 남자라니.

확실히 연애의 영역에서 만큼은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는 쪽이 편하다. 매번 더치페이를 요구하고 여자의 고백을 기다리는 남자보다 '남자다움'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흔쾌히 지갑과 마음을 여는 남자가 훨씬 인기 많다. 성차별은 문제가 있지만 성역할은 다르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에 반기를 들려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겐 평등의 잣대를 철저히 적용 시키는 게 당연히 옳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을 땐 그게 어려워진다. 특히나 사랑의 감정이 끼어드는 연인관계에선 역할분배의 철저함을 지나치게 부르짖는 게 오히려 해가 된다. 마음이 아닌 머리가 움직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것의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건 아니다. 필자 역시 여성들에게 늘 강조하는 건 남성만큼의 능동적 마음가짐이다. 다만 남녀에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적어도 현실적인 연애에선 편하다는 얘기다. 그 강사님의 의견에 굳이 반대 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언젠가 연애할 때 알아두면 좋을 남녀의 특징들을 생물학적 차이와 연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1. 남자들이 나쁜 남자를 대하는 것과 여자들이 나쁜 여자를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나쁜남자에게 상처받은 여자들의 고민을 상담해줄 때 남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남자는 다 늑대지! 나 빼고" 이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있다. 남자들은 스스로 그들의 집단이 가진 단점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단 말이다. 여성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남자들이 나쁜 여자들에 대해 이야길 할 때면, "어디서 그런 여잘 만나고 다녀? 그런 애들은 정말 보기 드문데. 나랑 내 친구들은 아무도 안 그래"라고 반문한다.

그 많은 나쁜 여자들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단점을 일반화 시키는걸 대단히 꺼려한다. 그러니 여성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나쁜여자들의 행동을 이야기 해 봤자 소용이 없다. 그런 여자들이나 만나고 다니는 그럴만한 놈이라는 이미지만 얻을 뿐이다.

2. 남자와 여자의 바람은 다르다. 남자의 본능은 경쟁이고 여자의 본능은 선택이니까

정자가 난자를 찾아 가는 과정은 치열한 경쟁이다. 한 번의 사정에 포함 된 3-4억개의 정자 중 오직 하나만이 난자에 닿을 수 있다. 경쟁에서 승리한 건강한 정자를 난자가 받아들이는 건 일종의 선택이다. 남자들이 매력적인 여자를 찾아 헤매는 과정과 여성이 멋진 남자를 만나려는 태도는 그래서 다르다. 남자는 경쟁에서 즐거움을 얻지만 여자는 선택의 과정을 즐긴다. 남성을 잘 다루는 여자는 남자의 경쟁 본능을 구속하지 않고 이해해 준다.

나쁜 남자들이 착한 남자에 비해 인기가 좋은 이유도 늘 거리감을 유지하며 여성들의 선택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남녀의 바람이 다르다는 말도 일리 있다. 그저 즐기려고 하는 남자의 바람은 그 대상이 수시로 바뀐다. 빈도가 잦다 해도 대상에 대한 집착이 없다. 재미가 없으면 끝내 버린다. 그런데 여성은 자신이 선택한 대상과 재미 없이도 바람을 이어나갈 수 있다. 어떤 게 더 무서운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스틸컷/사진=시네마밸리
3. 태어날 때부터 여자는 남자에 비해 책임감에 익숙하다.

여성은 남성과 달리 임신을 할 수 있는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 종족을 유지하는 역할은 엄청난 책임감이 뒤따른다. 한 개체를 열 달이나 몸에 품어야 한다니. 그저 정자만 배출하면 되는 남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남자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이나 정자를 쏟아낼 수 있다. 1초에 천마리, 하루에 1억개의 정자들이 새로 만들어지며 사정의 순간은 언제나 쾌락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다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한 달에 하나의 난자가 배란될 뿐이다. 정자는 사정과 함께 배출되지만 난자는 사정으로 배출 되는게 아니다. 심지어 수정이 되지 않은 난자는 퇴화되면서 월경의 고통까지 준다. 쾌락일변도인 남자와는 달리 엄청난 고통에 늘 익숙해 있는 것이다. 심지어 여성은 평생 동안 짊어져온 그 책임감이 상실되는 폐경기에 우울증을 겪기도 하지만, 남성은 예순이 되어도 고환에서 건강한 정자를 생산한다. 발기엔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4. 남자들은 여자보다 철이 없다? Yes. 남자는 늘 소년이고 싶어 하니까.

근본적으로 책임감에 익숙하지 않은 남자는 그것을 짊어지게 되는 걸 두려워한다. 그리고 어른스럽다의 정의는 책임감과 연관 있다. 역할의 옷을 하나 둘 껴입으며 역할갈등에서 오는 책임감을 짊어지게 되면서부터 우리는 어른이라는 칭호에 가까워진다. 웃고 싶을 때 못 웃고, 울고 싶은데 웃어야 하는 상황을 잘 견뎌내면 어른스럽다고 얘기하는 거다. 남자는 언제나 소년으로 남고 싶다. 남성도 요구하고 여성도 요구하는 남자다움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수많은 현실에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며 생각한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괴롭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는 남자에게 억지로 다가가면 안 된다. 생각해보라. 무더위에 파카를 입히려는데 누가 반길까. 원하는 남성을 얻고 싶다면 그를 추위에 떨게 만들어 스스로 옷을 입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무작정 '나는 사귀면 좋은여자에요'라고 뜨겁게 푸시하는 것보단 적당히 싸늘함을 섞어주는 게 좋다. 싸늘함을 섞으라는 게 무시는 아니다. 따뜻한 바람 대신 찬바람을 만들어내는 게 침묵을 유지하란 말은 아니니까.

보통은 남자들이 여자에 비해 본능적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가끔 반대 생각을 한다. 종족유지의 본능을 가진 모든 암컷은 수컷보다 무서운 것 같다. 암사마귀, 암거미, 암사자, 암모기가 수컷보다 더 사냥에 특화돼 있다. 살아남기 위함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기력이 소진되는지도 모르고 유희만 즐기려는 남자보단 보다 안정적인 선택을 통해 생존본능에 충실하려는 게 여자다. 다음 주엔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지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남자의 미래와 현재 중 어떤 걸 봐야 할까.

연애할 때 알아두면 좋은 남녀의 생물학적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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