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이 힘든 남자들, 편집숍이 대세…진화하는 남성복 매장

나만의 스타일 만들려는 남성 늘어…단일 브랜드 대신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곳서 쇼핑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1.27 06:45  |  조회 10149
제일모직 갤럭시라운지 매장 전경
제일모직 갤럭시라운지 매장 전경
남성 패션 시장에 편집숍이 대세로 뜨고 있다. 다양한 패션 소품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갖추려는 30~40대 남성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남성복 매장은 단일 브랜드 중심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선보이는 편집숍으로 진화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는 남성편집숍 '토크'를 출범하고 올해 춘하 시즌부터 본격적 판매에 돌입한다. 의류는 물론이고 지갑과 비니(착 달라붙는 모자), 양말 등 다양한 패션 소품을 함께 선보이며 같은 매장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꾸밀 수 있다.

LF 자체 브랜드 뿐 아니라 다양한 수입 제품도 내놓아 선택의 폭을 넓혔다. 토크의 자체브랜드(PB) 비중은 40%로 나머지는 일본과 미국, 유럽 브랜드로 기획한다. LF는 이를 통해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25~39세 전문직 남성들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도 지난해 편집매장 '갤럭시 라운지'를 개장했다. 신사복만 구입할 수 있었던 기존 매장과 달리 갤럭시 수트를 비롯해 명품 슈즈 브랜드 '맥나니', 이탈리아 재킷 브랜드 '스틸레 라티노', 글로벌 골프웨어 '갈빈 그린' 등 다양한 브랜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코오롱FnC는 남성복 '캠브리지멤버스'의 강남 매장을 편집숍 스타일로 리뉴얼해 개장했다. 1986년 개장해 줄곧 신사복만 판매해왔던 매장인데 남성 캐주얼 '클럽캠브리지'와 영국 왕실로부터 인증 받은 패션 소품, 신진 디자인 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틀에 박힌 정장 뿐 아니라 다양한 패션 소품을 본인 취향에 맞춰 코디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단순히 수트만 잘 만든다고 브랜드가 뜨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변화한 남성 패션 트렌드는 최근 단일 남성복 브랜드의 실적 둔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6개 주요 남성복 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3.6%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남성복 매장들이 좀 더 고객밀착형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고, 이런 유통형태가 편집숍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대세가 된 남성 편집숍은 기존 정장 브랜드 단일 매장을 리뉴얼한 곳이 대부분이다. '토크'는 LF 남성복 브랜드 'TNGT'의 백화점 매장을 리뉴얼 오픈하는 식으로 출범했고, '갤럭시 라운지'는 제일모직 신사복 '갤럭시'와 '란스미어'를 통합해 매장을 꾸미고 있다.

LF 관계자는 "편집숍은 쇼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남성들이 한 곳에 머무르며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편집숍이 남성 패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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