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아닉구딸' 향수로 美 화장품 시장 공략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백화점 200여곳 이어 뉴욕 맨해튼에 단독매장 열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2.16 06:10  |  조회 67093
아닉구딸 BI
아닉구딸 BI
미국 뉴욕 맨해튼 매디슨애비뉴 75번가. 미술관과 화랑이 밀집한 이 곳에 조만간 향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선다. 국내 화장품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인 '아닉구딸' 매장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는 부호와 예술가 등이 즐겨찾는 뉴욕 미술 중심가에 한국 기업이 간판을 내거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 향수 '아닉구딸'로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빠르면 이달 중 미국 뉴욕 맨해튼 메디슨애비뉴 75번가에 고가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 단독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연다.

이는 지난해 여름 문을 연 뉴욕 맨해튼 블리커스트리트 1호점에 이은 2번째 '아닉구딸' 단독 매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임대료가 비싼 미국 뉴욕에 '아닉구딸' 단독매장을 잇따라 여는 것은 프리미엄 향수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해서다.

'아닉구딸'은 일반 향수보다 가격이 2∼3배 이상 비싼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인수 직후부터 프리미엄 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삭스 피프스 애비뉴', '버그도프 굿맨', '블루밍데일' 등 미국 주요 백화점 200여곳에 입점해 인지도를 높이며 사업 확장을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 분석자료를 토대로 첫번째 단독매장을 열었는데 향수 뿐 아니라 비누, 목욕용품까지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 만큼 매디슨애비뉴에 여는 2호점은 1호점보다 매장면적을 2배 이상 키웠다"고 말했다.

아닉구딸 오 드 아드리앙
아닉구딸 오 드 아드리앙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아닉구딸' 단독매장 수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향수시장은 세계 최대인 연간 74억달러(8조원) 규모인 만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향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에 4∼6% 수준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경우 20%를 넘어선다.

지난 2002년부터 '아모레퍼시픽'(시그니처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라네즈' 등 기초 화장품으로 꾸준히 노크해왔지만 매출면에서 큰 성과가 없었던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사업이 아닉구딸 향수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시장에 80% 이상 편중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4조711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사업 등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8월 200만원을 돌파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3일 현재 288만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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