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안 팔아"…유니클로 '가부키 라인'을 아시나요

'가부키 라인' 글로벌 론칭에서 한국 제외…일본 우익기업 논란 우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5.02.26 17:41  |  조회 15160
'가부키 라인' 제품 이미지/사진출처=쇼치쿠 홈페이지
'가부키 라인' 제품 이미지/사진출처=쇼치쿠 홈페이지
'일본 우익기업' 논란에 휘말린 SPA(제조·유통 일괄화 브랜드) 브랜드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몸 사리기에 나섰다. 일본 전통연극인 '가부키' 이미지가 삽입된 제품 판매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 왜색 짙은 상품 판매가 우익 기업 이미지를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일본 전통 공연예술업체 '쇼치쿠'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가부키 이미지가 들어간 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가부키 라인' 사업에서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양국이 유니클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한국은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매출의 8%를 차지하고, 중국은 15%로 유니클로의 최대 해외시장이다. 일본을 제외하고 단일 국가 기준으로 100개 이상의 유니클로 매장을 운영 중인 곳도 한국(133개)과 중국(374여 개)뿐이다.

이번 결정은 왜색 짙은 '가부키 라인'을 국내에 선보일 경우 일본 우익 기업 논란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유니클로 한국 지사가 일본 본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일 감정이 높은 중국도 같은 이유로 배제됐다.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 진출 이후 우익기업 논란에 휘말려왔다. 2010년에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디자인이 포함된 티셔츠를 판매해 지탄을 받았고, 2013년에는 독도 명칭을 다케시마로 바꾸자는 캠페인 후원기업 명단에 유니클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케시마 캠페인 후원 기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퍼진 루머일 뿐이며, 티셔츠에 들어간 욱일승천기 모양의 디자인은 일본 사탕회사 '아사다 아메'의 기업로고였다고 해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으로 반일시위가 일어난 2012년 중국 내 일부 유니클로 매장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는 문구를 붙일 만큼 자세를 낮춘 사례가 있다"며 "한국과 중국 사업비중이 높은 유니클로에 반일감정 격화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니클로 관계자는 "한국 지사가 '가부키 라인' 국내 도입을 반대한 것은 맞다"면서도 "반일 감정보다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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